“성과급은 현금 대신 주식”...삼성이 끌어올린 대기업 주식약정 66%↑

입력시간 | 2026.09.03 오후 12:04:27
수정시간 | 2026.09.03 오후 12:04:27
  • 공정위, 2026년 대기업주식소유현황 발표
  • 삼성, 작년 주식지급약정 317건 ‘최다’
  • “임원 성과급 체계 손질에 따른 영향”
  • 총수일가 주식약정 집중 여부 모니터링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대기업집단의 주식지급약정이 1년 새 66%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그룹이 지난해 새로 체결한 약정만 317건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서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주식 기반 성과보상 확대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으면서도 향후 총수일가에 약정이 집중될 가능성은 면밀히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3일 공정위가 발표한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 가운데 15개 집단이 지난해 총수·친족·임원을 대상으로 총 585건의 주식지급약정을 체결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353건과 비교하면 65.7% 증가한 규모다.

증가세를 주도한 것은 삼성이다. 삼성의 지난해 신규 주식지급약정은 317건으로 전체(585건)의 54%에 달했다. 이어 SK 68건, 한화 42건, 두산 26건, 아모레퍼시픽 22건 순이었다. 삼성을 포함한 웅진·에코프로·교보생명보험은 작년 주식지급약정을 새롭게 체결한 기업집단으로 파악됐다.

반면 SK는 신규 주식지급약정이 2024년 170건에서 지난해 68건으로 60% 가량 크게 줄었다. 공정위는 “SK가 내부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신규 약정을 많이 체결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삼성의 주식지급약정 급증은 임원 보상체계 변화에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김민아 공정위 기업집단정보분석팀장은 “삼성 측 설명에 따르면 기존에는 임원 인센티브를 현금으로 지급해왔지만 지난해부터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임원들을 대상으로 약정을 대거 체결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작년 임원 초과이익성과급(OPI)의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주식보상제도를 도입했다. 도입 당시 상무는 성과급의 50% 이상, 부사장은 70% 이상, 사장은 80% 이상을 자사주로 받도록 했고, 등기임원은 100%를 자사주로 받도록 했다.

주식지급약정 유형별로 보면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주식을 지급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 34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업가치 제고 성과 등에 따라 최종 지급 규모를 결정하는 성과조건부주식(PSU)이 135건, 단기성과급 등을 주식으로 바로 지급하는 스톡그랜트가 83건이었다. 벨류셰어링과 양도제한조건부주식보상(RSA), 현금환수조건부주식보상 등 기타 유형은 18건이었다.

삼성은 RSU와 PSU 방식의 주식지급약정을 활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PSU는 기업가치나 경영실적 등 성과 달성을 조건으로 부여일로부터 1~3년 뒤 지급되며, 삼성은 3년 뒤 기준 주가 상승률에 따라 지급 주식 수가 달라지는 방식도 적용하고 있다.

총수일가를 대상으로 한 주식보상도 이어졌다. 지난해 한화·두산·아모레퍼시픽·웅진·유진·교보생명보험 등 6개 기업집단이 임원으로 재직 중인 총수 또는 친족 11명을 상대로 총 19건의 주식지급약정을 체결했다. 두산·아모레퍼시픽·교보생명보험은 총수를, 한화·웅진·유진은 총수 2세를 대상으로 약정을 맺었다. 다만 아모레퍼시픽은 서경배 회장에 대한 부여 약정을 취소했다.

공정위는 다만 주식지급약정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할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민아 팀장은 “임원에 대한 성과 보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주식지급약정 그 자체로 부정적인 의미가 크지는 않다”며 “웅진에서 총수 2세와 새롭게 약정을 체결한 것에 대해서도 별도로 평가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공정위는 주식 보상이 총수일가의 지분과 지배력 확대에 활용될 가능성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김 팀장은 “향후 주식지급약정이 총수일가나 대기업집단 소속 특수관계인에게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일일이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총수일가에 집중되는 현상에 대비해 신중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전체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에서도 총수일가의 직접 지분과 내부지분율 간 격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가 있는 89개 기업집단의 총수일가 직접지분율은 평균 3.5%에 그친 반면, 계열회사와 비영리법인, 임원, 자기주식 등을 포함한 내부지분율은 61.4%에 달했다. 김 팀장은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전체 집단을 지배하는 소유와 지배 간 괴리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공정위는 앞으로 대기업집단의 소유·출자 구조와 내부거래 정보를 지속적으로 분석·공개하고, 부당 내부거래나 총수일가 사익편취 혐의가 확인될 경우 엄정하게 법을 집행할 방침이다.

(자료=공정위)

(자료=공정위)

강신우 기자yeswh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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