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지원사격 나선 MB·박근혜…보수 결집이냐, 중도 역풍이냐
- MB, 부산·서울 찾고 박근혜는 TK·PK·강원 광폭 행보
- 국힘, 사전투표 전후 ‘전직 대통령 카드’로 막판 지지층 결집 총력
- 홍준표 “전직 대통령답지 않다” 공개 비판
- 전문가 “절박함 드러낸 카드…효과보다 실 클 수도” 분석

이명박 전 대통령이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31일 부산 해운대구 구남로를 찾아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안소현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진영 전직 대통령들이 잇따라 국민의힘 후보 지원에 나서면서 선거 막판 ‘보수 결집’에 관심이 쏠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부산과 서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구·경북(TK)을 비롯해 충청·부산·울산·경남·강원까지 돌며 사실상 선거 지원 유세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전직 대통령들의 상징성을 앞세워 보수층 결집을 노리는 모습이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카드가 유효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내비치고 있다.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부산을 찾아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유세를 지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부산 해운대구 거리 유세에서 “부산 시민들이 일 잘하는 시장이자 하던 일을 끝낼 시장인 박 후보를 뽑아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달 15일에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서울 중구 청계천을 함께 걸으며 지원 행보를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의 행보는 더 적극적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대구 칠성시장을 시작으로 25일 충청권, 27일 경남 진주·양산과 울산·부산, 28일 강원 원주·횡성 및 경북 문경을 찾았다. 이어 29일 경남 남해와 창원, 31일에는 다시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31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를 지원했다. 그는 추 후보를 가리켜 “여기 계신 분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시면 우리 추 후보는 대구 경제를 살려 여러분께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는 박 전 대통령을 보기 위한 시민과 지지자들이 대거 몰리며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기도 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이러한 전직 대통령들의 등판이 TK 보수층 결집에 일정한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보수의 심장’ 대구시장 선거가 막판까지 접전 양상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서문시장 방문은 전통 지지층 투표율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이 전 대통령 역시 서울과 부산에서 오세훈·박형준 후보의 ‘행정 경험’과 ‘실용 보수’ 이미지를 보강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들의 등판을 두고 당 안팎의 시선이 모두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직 대통령은 국민통합에 나서는 게 맞는 도리인데 지금 하는 전직 대통령들의 행보는 전직 대통령답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법적 제한을 풀어주라고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 시 요청한 내가 머쓱해진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즉각 견제에 나섰다. 추 후보와 맞붙은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캠프는 박 전 대통령의 서문시장 방문을 두고 “아무리 선거가 급해도 많은 사람들이 아직 사랑하고 애처로워하는 박 전 대통령의 마지막 존엄을 지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전직 대통령 카드가 단기적인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선거 판세 전체를 바꿀 만큼의 확장력을 갖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선거는 결국 마지막 부동층과 중도층을 끌어오는 게임인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런 유권자들을 끌어당길 힘이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전직 대통령들이 지역에 와서 후보를 도와달라고 한다고 투표 동기가 새로 생길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도 “전 대통령들의 등판은 캠프와 중앙당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카드”라며 “단기적으로 검색량과 관심도를 높이는 붐업 효과는 있겠지만, 두 전직 대통령이 가진 탄핵과 사법 리스크의 기억도 함께 소환된다는 점에서 실이 더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보수 결집을 노렸다면 더 일찍 나왔어야 했다”며 “지금 시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층은 중도나 부동층인데, 이들에게 전직 대통령 카드가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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