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352820)가 에스엠(041510)(SM) 지분 전량을 중국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TME, 텐센트)에 전량 매각한다. 이로써 하이브는 2023년 SM 인수전에 참여한 이후 2년여 만에 SM과 지분 관계를 정리하게 됐다. SM은 중국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텐센트와 협력을 강화하게 됐다.

SM엔터테인먼트 사옥

2430억 손에 쥔 하이브… “성장동력 확보”

하이브는 27일 SM 주식 9.38%(221만 2237주)를 오는 30일 주당 11만 원에 텐센트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금은 약 2430억 원이다.

앞서 하이브는 2023년 2월 SM 경영권 확보를 위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총 4228억 원(주당 12만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이브는 같은 가격으로 SM 지분 25%를 공개매수하려고 했지만 당시 카카오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0.98%의 지분을 취득하는 데 그쳤다. 당시 지분율은 15.78%로 늘었다.

이후 하이브는 카카오가 실시한 주당 15만원 공개매수에 절반가량을 매각했고 이후 꾸준히 SM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이번에 남은 지분을 모두 텐센트에 넘기면서 2년여에 걸친 SM 지분 투자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하이브는 이번 매각 결정에 대해 “비즈니스 선택과 집중을 위해 비핵심 자산을 정리한 것”이라며 “확보된 재원은 향후 성장동력 확보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텐센트는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카카오, 카카오엔터에 이은 SM엔터 3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공동체인 점을 감안하면 텐센트는 사실상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 것과 다름없다.

하이브 사옥

SM, 불편한 동거 끝… 中 파트너와 맞손

SM은 하이브와 불편한 동거를 끝내고 텐센트와 긴밀한 협력 체제를 강화하게 됐다. 하이브는 SM 지분을 매각하면서 재원을 확보했고, SM은 최적의 파트너인 텐센트와 손을 잡게 됐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가 양사에게 윈윈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텐센트는 월간활성이용자수 5억5000만명을 보유한 중국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사업자다. 산하에 QQ뮤직, 쿠거우뮤직, 쿠워뮤직 등을 운영하고 있다. SM은 2019년 텐센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초에는 텐센트뮤직과 텐센트 산하 QQ뮤직과 손잡고 SM 창립 30주년 관련 다양한 프로모션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SM의 자회사 디어유는 텐센트와 전략적 제휴 및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SM 소속 가수 중에는 중국 국적 멤버가 다수 포함돼 있고, 웨이션브이 등 중국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현지 그룹도 있는 만큼 텐센트와의 동거가 시너지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한한령(限韓令, 한류 금지령)이 해제되면 텐센트와 손잡은 SM이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SM 측은 “텐센트와 협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