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텔레콤 유심 정보 해킹 사태로 국민이 불안과 불편을 겪은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지난 18일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를 인지한 지 20일 만이다.

최 회장은 정부 조사에 적극 협력해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주력하는 한편, SK 전 그룹사를 대상으로 한 보안 체계를 다시 검토하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보보호혁신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국회에서 요구하고 있는 해지 및 번호이동 가입자에 대한 위약금 면제는 이사회를 통해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최 회장이 이사회 멤버가 아니기 때문에 위약금 면제 논의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7일 오전 서울 중구 SK텔레콤 사옥 4층 수펙스홀에서 열린 일일브리핑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의 브리핑 전문과 일문일답이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SK텔레콤 T타워 SUPEX홀에서 SK텔레콤의 해킹 사고와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전문]

최근 SK텔레콤 사이버 침해 사고로 고객분들과 국민들께 불안과 불편을 초래했습니다. SK 그룹을 대표해서 사과드립니다.

또한 바쁜 일정 속에서 매장까지 찾아와 오래 기다리셨거나 해외 출국을 앞두고 촉박한 일정으로 마음을 졸이신 많은 고객분들의 불편이 크셨습니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피해가 없을지 걱정을 하시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특히 사고 이후 일련의 소통과 대응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서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고 이는 저를 비롯한 경영진 모두가 뼈아프게 반성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뿐 아니라 언론, 국회, 정부기관의 질책을 마땅한 것이라 생각하고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일단 정부 조사에 적극 협력해서 사고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규명하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그래서 고객의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저희를 믿고 유심보호 서비스에 가입해 주신 2400만 고객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유심교체를 원하는 분들도 더 빠른 조치를 받으실 수 있도록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별도로 SK 전그룹사를 대상으로 보안 체계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또 보안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보보호혁신위원회를 구성해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 일선에서 애써주시고 계신 T월드 고객센터, 정부 및 공항 관계자, 구성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고객의 신뢰는 SK그룹이 존재하는 이유였습니다. 앞으로도 존재하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SK그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저희에게 던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룹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되는 본질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불편을 겪으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문제 해결에 책임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질의응답]

-유심 교체하셨는지

△최태원 SK그룹회장: 저도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했습니다. 유심 교체는 안 했습니다. 다가오는 15일까지는 아마 해외 출장을 갔더라도 소프트웨어로 로밍이 해결되게끔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15일 이후에는 불편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해외 여행을 하셨던 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개인적인 심경은 어떠한지.

△여태까지 보안은 IT의 영역이라 생각하고 그 분들께만 전담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보안이 얼마나 중요한 사항인 지 좀 더 깨닫고 회사 전반, 그룹 전반이 나서서 이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했습니다.

-정보보호 혁신위원회를 구성하시겠다고 했는데 어디에 설치되는 것인지

△가능한 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주로 외부 전문가를 모셔서 정보보호혁신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위원회는 주로 수펙스 추구 협의회에 구성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수펙스 추구 협의회에 구성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그냥 보안 문제가 아니라 국방이라고 생각해야 될 상황이라고 보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국방과 안보 체계를 제대로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안 문제를 넘어서 이것이 저희한테는 안보고 생명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국회와 여론에서 해지 가입자 위약금 면제에 대한 요구가 높은데.

△솔직히 제 생각이 어떠한지는 그렇게 중요하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저도 고객의 불편이 없도록 꼭 해결되었으면 한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하지만, 이용자의 형평성 문제와 법적 문제 등을 같이 검토해야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SK텔레콤의 이사회가 이 상황을 놓고 계속 논의 중에 있습니다. 논의가 잘 돼서 좋은 해결 방안이 나오기를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사회 멤버가 아니라서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여기까지인 점을 양해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고객과 국민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려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