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신연의·서유기…탄력받은 中 콘텐츠가 노리는 건[중국은 지금]

입력시간 | 2025.02.13 오후 12:07:39
수정시간 | 2025.02.13 오후 7:00:45
  • 애니메이션 ‘너자2’ 중국서만 1조8000억원대 흥행 수익
  • ‘검은신화: 오공’은 글로벌 히트 ‘올해의 게임’에 선정도
  • 내수 넘어 해외 시장 노크…한류에 미칠 여파 주시해야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최근 중국의 전통 지적재산권(IP)을 무기로 한 문화 콘텐츠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주로 중국 ‘내수용’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일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한류를 이끌고 있는 K콘텐츠가 중국 문화의 해외 진출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베이징의 한 극장에 ‘너자2’ 영화 포스터가 전시돼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고전 소설 속 영웅신, 현대 극장가에서 각광

최근 중국에서는 ‘너자2’(나타와 마술소년의 바다 소동)이라는 애니메이션이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이 영화는 지난 6일 박스오피스 57억7600만위안(약 1조1481억원)을 돌파하며 기존 ‘장진호’를 제치고 중국 역대 1위 흥행 영화라는 자리에 올랐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8일에는 박스오피스 68억2000만위안(약 1조3557억원)으로 단일 시장에서 개봉한 영화를 기준으로 했을 때 전세계에서 흥행 수익 1위를 기록했다. 기존에 북미 시장에서 개봉해 역대 흥행 수익 1위와 2위를 기록했던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와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큰 화제가 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1일 기준 ‘너자2’ 흥행 수익이 90억위안을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한화 기준으로 약 1조7890억원 규모인데 전세계(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기준으로 하면 ‘미니언즈2’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넘어선 28위 수준이다. 중국 영화가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30위권 내 들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실제 최근 중국에서 ‘너자2’를 보지 않은 중국인들은 손에 꼽을 정도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영상이 화려하고 내용도 재미있다며 한 번씩 볼 것을 추천한다.

‘너자2’는 영화 속에서 표현된 천상의 궁전(옥허궁)이 미국 펜타곤과 외형이 비슷하고, 주인공이 획득한 카드가 미국 영주권자에게 주는 그린 카드처럼 생겼다는 점, 등을 이유로 미국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영화 후반부엔 미국 달러 시스템 붕괴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애국심을 자극할 영화를 만들어 더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너자2’가 명나라 고전 소설 ‘봉신연의’를 기반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봉신연의’는 주나라의 무왕이 상나라 폭군 주왕을 정벌하는 역사적 사실을 소설화한 작품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신(神) 나타를 영화 주인공으로 그린 것이다.

봉신연의는 소설은 물론 중국 드라마와 영화, 일본 만화로 다뤄질 만큼 흥미로운 내용을 담은 콘텐츠다. 이러한 콘텐츠 속 인물을 새로 발굴, 재해석함으로써 영화의 재미를 끌어올렸단 평가다.

손오공과 삼장법사 등 우리에게 친숙한 소설 ‘서유기’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흥행한 중국 게임도 있다. 지난해 8월 20일 출시한 중국의 게임 ‘검은 신화: 오공’(이하 오공)은 출시 한달만에 전세계 판매량 2000만장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 게임은 이용자가 손오공이 되어 요괴를 물리치는 내용을 담았는데 화려한 그래픽과 흥미로운 서사가 호평 받았다. 지난달에는 PC 겡미 플랫폼인 스팀 이용자들이 뽑은 ‘올해의 게임’에 선정되기도 했다.

‘검은신화: 오공’이 출시됐던 지난해 8월 20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한 남자가 게임을 하고 있다. (사진=AFP)



中 “전기차·틱톡 이어 게임·영화 화제” 자화자찬

중국은 한때 본토와 홍콩 영화와 드라마 같은 콘텐츠가 한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큰 인기를 누리며 전성시대를 누렸다. 이후 문화까지 통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점차 내수 소비에 그치는 수준으로 산업이 위축됐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영화관은 자국 영화로 채우기에는 부족하다며 점차 할리우드 영화를 점점 더 많이 상영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지적이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역대급 중국 흥행 영화가 나오면서 또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이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제조업 분야에서 무섭게 성장했다. 미국과 서로 견제를 이어가면서 반도체 같은 첨단기술 개발·자립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챗GPT보다 일부 높은 성능을 지녔다고 평가받은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를 내놓기도 했다.

이제는 중국이 문화 분야에서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있다. 얼마든지 확대·재생산이 가능한 IP를 무기로 하고 기술력까지 더해진다면 어떤 성과를 낼지 알 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드론에서 전기차, 틱톡에서 샤오홍슈, 오공에서 딥시크, 그리고 너자2까지 다양한 제품은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돌파하고 국제적 화제를 만들었다”며 “이런 제품의 뛰어난 품질은 방대한 시장 수요와 상호 학습, 중국 개방성에 의해 지속적으로 개선된 산업 환경에 기인한다”고 자평했다.

관영 매체의 자화자찬처럼 중국의 문화 콘텐츠가 전세계의 관심을 받을진 불확실하다. 아직 ‘오공’ 등을 제외하고 중국 외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둔 콘텐츠가 드물기 때문이다. 다만 전세계에 K콘텐츠를 전파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선 중국의 동향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너자2’는 12일(현지시간) 북미 지역에서 특별 제작시사회를 열고 호주(13일), 미국(14일) 등 해외에서 순차 개봉할 예정이다. 한국과 일본에서도 구체적 상영 시점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너자2’의 글로벌 성공 여부를 통해 중국 문화의 세계화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명철 기자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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