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만 영화 ‘왕사남’ 열풍에 영월 관광객 11만명 ‘폭발’
- 영화 개봉 두 달 만에 관광객 10만 돌파
- 청령포 등 방문객 전년比 3배 속도로 급증
- 동강시스타 투숙율, 전년보다 30% 급증
- 인근 제천·원주까지 ‘단종 마케팅’ 가세
- 전문가 “글로벌 역사 레저 거점으로 진화해야”

단종이 유배생활을 한 청령포 송림(松林)을 걷고 있는 여행객. 청렴포는 동남북 삼면이 남한강 지류인 서강의 강줄기로 둘러싸여 있고, 서쪽은 66봉의 험한 산줄기 절벽에 막혀 있어 ‘창살없는 감옥’이나 다름없는 곳이다.(사진=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두 달 만에 10만 인파, 역대 최단기 기록9일 영월군에 따르면, 영화 ‘왕사남’의 흥행 돌풍이 시작된 이후 지역 주요 사적지의 방문객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단 8일간 청령포와 장릉을 찾은 방문객은 총 3만 7294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1일부터의 누적 방문객은 11만 1128명에 달한다. 지난해 10만 명 돌파 시점이 6월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4개월이나 앞당겨진 수치다.
이 같은 이례적인 열기는 ‘왕사남’의 흥행 지표와 궤를 같이한다. 설 연휴와 3·1절 연휴를 거치며 방문객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으며, 특히 3·1절 당일에는 입장권이 조기 매진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장윤서 영월군 문화유산팀장은 “관광 비수기인 이 시기에 이런 인파는 처음”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4월 중으로 지난해 전체 관광객 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원 영월군 탑스텐 리조트 동강시스타 전경(사진=동강시스타)
관광객 급증은 곧바로 지역 실핏줄 경제의 온기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청령포와 장릉의 입장료 수입은 약 2억 2180만 원으로, 벌써 지난해 전체 수익의 절반에 육박했다. 장릉 인근 식당가와 숙박 시설 역시 유례없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SM그룹 탑스텐 리조트 동강시스타의 투숙률도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상승하며 거점 리조트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동강시스타는 투숙객을 대상으로 유적지 방문 인증 시 혜택을 주는 ‘상생 프로모션’을 전개하며 리조트 내부의 온기를 지역 상권으로 확산시키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500억 원을 투입해 확충한 18홀 골프장과 300여 객실은 늘어나는 체류형 관광 수요를 흡수하는 핵심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는 평가다.

단종이 청렴포로 향하는 길에 신선처럼 보여 ‘신선암’으로 불렸다는 ‘선돌’(사진=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제천·원주까지 번지는 ‘단종 서사’영화의 영향력은 영월을 넘어 인근 지자체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충북 제천시는 단종을 그리워하며 절을 올렸던 원호의 ‘관란정’ 홍보에 나섰고, 강원 원주시는 단종 유배길 코스를 걷기 행사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북 문경과 고령 등 영화 촬영지 또한 관광객 방문이 부쩍 늘며 ‘왕사남 효과’를 누리고 있다.
지자체와 민간 기업의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강원도와 영월군은 오는 4월 개최 예정인 ‘제59회 단종문화제’를 역대 최대 규모로 치를 준비에 착수했다. 동강시스타 역시 영월 특산물을 활용한 ‘영월 반상 패키지’ 등 영화적 서사를 녹인 콘텐츠를 통해 일회성 방문을 재방문으로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왕사남’ 열풍을 계기로 영월이 가진 역사적 자산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영화의 인기는 일시적일 수 있지만,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장릉과 청령포가 지닌 고유한 서사는 영월만이 가진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이라는 이유에서다.
윤혜진 경기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단종이라는 역사적 IP(지식재산권)가 영화를 통해 대중적 생명력을 얻었다”며 “민간 자본의 인프라 투자와 지자체의 스토리텔링이 결합해 영월이 단순한 유적지가 아닌 ‘글로벌 역사 레저 거점’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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