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최태원 천억 썼다’ 허위는 아니지만”…유튜버에 징역형 집유
- 최태원·동거녀 유언비어 유포 유튜버 1심 선고
- 최태원 관련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무죄'
- 법원 "수사적 과장 표현 법리 적용"
- 동거인 김희영 개인 대한 명예훼손은 '유죄'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왼쪽)과 최태원 SK 회장. 사진 연합뉴스
서울북부지법 형사11단독 서영효 부장판사는 15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박모(70)씨에 대해 “피해자 김희영에 대한 명예훼손 부분은 유죄로 인정된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반면 피해자 최태원 회장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박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자신의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에 최태원 회장과 김희영 이사에 대한 1000억 원 증여설과 자녀 입사 방해 의혹, 가족 관련 허위사실 등을 담은 영상과 글을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형사1부는 지난해 7월 박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에 따르면 동거인에 대해 명예를 훼손한 내용은 명백히 유죄가 인정된다”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징역형을 선택하되, 범행 이후의 정황과 피고인의 전과 여부, 연령, 경제적 형편,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반면 최 회장과 관련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이 전제로 삼은 허위사실이 단정적으로 적시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최 회장이 동거인에게 1000억원을 증여하거나 사용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허위사실 적시의 전제로 삼고 있으나 피고인의 유튜브 발언을 전체적으로 보면 재단 설립과 부동산 매입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동거인과 자녀를 위해 막대한 금액을 사용했다는 취지로 이해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이 재산분할을 다투는 민사 사건이 아니라 형사 재판이라는 점을 전제로 피고인이 ‘1000억원’이라는 표현을 처음 언급한 2024년 6월 시점을 기준으로 그 이전까지 최 회장이 동거인과 자녀를 위해 실제로 지출하거나 사용한 금액의 총액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최 회장이 2010년 출생한 자녀의 학비로 2019년까지 약 5억 3400만원을 지출했고, 2020년 이후 2024년 6월까지의 학비 지출은 이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동거인과 자녀가 거주 중인 한남동 주택을 매입·신축하는 데 300억원이 넘는 비용이 투입됐고, 이는 동거인과 자녀의 거주를 위해 제공된 것이므로 동거인 관련 지출에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최 회장이 동거인과 함께 재단법인 티앤씨재단을 설립하고 2018년부터 2022년 9월까지 총 110억 9900만 원을 이체한 사실, 동거인의 대외 활동을 위해 전시 주관사에 수십억 원을 지출한 사실, 동거인의 부모에게 이체했다가 회수하지 못한 금액, 생활비 명목의 정기적 이체, 카드 사용 내역 등도 함께 고려했다.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최 회장이 동거인과 자녀를 위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사용한 금액은 600억원을 넘는다고 볼 수 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특정한 ‘1000억원’이라는 수치는 그대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최 회장이 동거인 등을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수사적·상징적 표현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이를 아무 근거 없는 허위사실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대법원이 인정한 수사적·수치적 과장 표현에 관한 법리를 참작해 최 회장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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