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과 만나 글로벌 사회공헌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2일 이 회장은 게이츠 이사장과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서 만나 오찬을 함께하며 글로벌 CSR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삼성전자 서초 사옥을 방문해 오찬을 함께 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을 배웅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앞서 이 회장과 게이츠 이사장은 ‘친환경 화장실(RT)’ 프로젝트에서 협력한 바 있다. 당시 이 회장은 “삼성의 기술로 인류 난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게이츠재단은 지난 2011년부터 RT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하수처리 시설이 필요없는 신개념 화장실(Reinvented Toilet, RT)을 개발해 물과 하수처리 시설이 부족한 저개발 국가에 지원하는 사회공헌 사업이다.

앞서 게이츠 재단은 가정용 RT 개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 2018년 삼성전자에 RT 프로젝트에 함께 해 달라며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삼성은 3년 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2022년에 △구동 에너지 효율화 △배출수 정화 능력 확보에 성공 △배기가스 배출량 저감 △내구성 개선 △RT 소형화 등 게이츠재단의 유출수 및 배기가스 조건을 만족하는 요소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삼성은 열 처리 및 바이오 기술을 활용해 환경에 무해한 유출수를 배출하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처리수 재활용률 100%를 달성했다.

게이츠 재단은 삼성의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가정용 RT를 하수시설이 없거나 열악하고 물이 부족한 저개발 국가에 제공하고 있다. 특히 게이츠재단은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삼성전자에 과제 수행 비용 수천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삼성은 이재용 회장의 뜻에 따라 이를 정중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 이사장도 연구개발 성과가 나올 때마다 화상회의와 이메일 등을 통해 이 회장과 삼성 개발자들에게 감사를 나타냈다. 게이츠 이사장은 저소득 국가에 위생적 화장실을 보급하기 위한 ‘RT 프로젝트’에서 보여준 삼성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 이사장은 2008년 MS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 이후 재단을 통해 보건과 빈곤, 교육 문제 해결에 힘을 쏟고 있다. 이번 방한 역시도 이 일환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만남에서도 두 사람은 ‘제2의 RT 사업’을 협의했을 것으로 관측되는 대목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가 20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