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살래요” 中유학생, 美·유럽 대신 택하는 ‘이 나라’

입력시간 | 2025.02.03 오후 4:37:24
수정시간 | 2025.02.03 오후 11:29:26
  • 미대 유학생 70% 중국인…"빠른 영주권 취득 인기"
  • 中취업난 등도 영향…"일본에서 계속 살고 싶어"
  • 입시 전문학원까지 등장…"다른 전공도 증가 추세"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어린 시절부터 일본을 동경했어요. 이대로 일본에 살고 싶어요.”

일본 교토 예술대학교 대학원에서 게임 등 캐릭터 디자인을 전공하는 중국인 유학생 리야린(28)은 “저에겐 (중국보다) 일본 생활이 더 맞아요”라며 이같이 답했다. 이씨는 중국 남부 광동성 광저우시의 전형적인 중류층 가정에서 태어나 포켓몬스터 등 일본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을 보며 자랐다. 그는 중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뒤 도쿄 어학원에 다니며 일본어를 학습했고 끝내 대학원 진학에 성공했다. 올해 봄부터는 도쿄의 한 게임회사에서 일하는 것도 확정됐다. 이씨는 “일본에서 영주권을 취득하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일본 미술·디자인 대학에 진학하려는 중국 유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과거엔 일본 유학생이 중국 부유층에 국한된 선택지였으나, 지금은 중류층까지 확산했다. 일본의 문화 영향력 확대, 일본 정부의 비자 요건 완화, 미중 갈등, 중국의 경제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교토 예술대학교 홈페이지)



日미대 유학생 70%가 중국인…입시 학원까지 등장

3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현재 일본으로 유학온 중국인 미대생은 도쿄 예술대에 245명, 무사시노 미술대에 462명, 타마 미술대에 448명, 교토 예술대에 692명, 교토 세이카대에 823명으로 집계됐다. 각 대학마다 전체 유학생의 약 70%가 중국인으로 채워졌다.

이처럼 일본으로 미술 전공 유학생이 몰리는 현상에 대해 닛케이는 “비정상적인 급증세”라고 평가했다. 사이타마현에서 중국인 이주를 지원하는 한 에이전트는 “일본 영주권 취득과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2017년 이후 ‘고도외국인재’(숙련·전문 인재)에 대한 비자·영주권 취득 요건을 대폭 완하했다. 특히 일본 정부가 강력 추진하는 ‘쿨 재팬’ 산업은 취업 비자 취득이 용이해졌고, 영주권 신청에 필요한 일본 체류기간이 기존 5년에서 1~3년으로 단축됐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게임, 애니메이션, 디자인 전공에 중국인 유학생이 몰리게 된 것이다.

고도외국인재 비자 취득 여부는 학력, 직장 경력, 연봉, 연령, 일본어 능력 등을 심사해 각 항목에 할당된 포인트의 합계로 결정된다. 70점 이상이면 고도외국인재로 인정되며, 80점 이상이면 일본 체류 1년 만에 영주권 신청이 가능하다. 일본에서 대학을 나온 경우엔 10점의 가점도 붙는다.

가나가와현에서 외국인 비자 취득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면, 비자 취득 허들은 결코 높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닛케이는 “앞선 이씨의 경우 실제로 그가 게임회사에서 일을 시작하면 고도외국인재로서 머지 않아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른바 일본 영주권 취득을 위한 최단 루트”라고 소개했다.

이에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어학원과 연계한 입시 전문 미술학원까지 등장했다.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도교의 한 학원은 2015년 신설 당시 학생 수가 10명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200명이 넘는다. 이 학원에 다니고 있는 양양(25)은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일본 미술 대학원 진학을 노리고 2023년 4월에 일본을 방문했다. 대학원을 마치고 일본 완구 제조업체에 취직해 가능하다면 일본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영주권을 취득하면 배우자도 비자가 인정돼 일본에서 일할 수 있다. 중국 허베이성 출신 닌 슌에이(30)는 지난해 봄 도쿄 예술대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해 현재는 보석 디자이너로서 일본에서 일하고 있다. 고도외국인재 점수는 이미 90점이다. 그는 “이대로 일본에서 결혼해 아이는 일본에서 교육을 받도록 하고 싶다”며 “최대한 빨리 영주권 취득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모 역시 영주권 취득 기회가 생긴다.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에서 근무중인 한 관계자는 “요즘은 학부모가 영주권 취득을 목표로 자녀를 일본에 유학시키려는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中취업난·美이민정책·저렴한 학비 등도 영향

중국의 취업난도 유학생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에선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을 못하는 경우가 많고, 취업해도 연봉이 매우 적다. 지난해 11월 기준 중국의 청년(16~24세) 실업률은 16.1%지만, 재학생·시간제 아르바이트 종사자가 제외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실업률은 40%를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2.5명 중 최소 1명 이상이 실업 상태라는 의미다. 2023년 기준 대졸자 평균 임금은 1만 342위안(약 207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졸자는 급증하고 있다. 2023년(1043명)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선 대졸자 수는 올해 1222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예정이다. 이에 미대뿐 아니라 다른 전공에 진학하려는 중국인 유학생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 생활비나 학비가 저렴한 것도 일본 유학의 장점으로 꼽힌다. 일본 기업에 취업했을 때 각종 보험 혜택 등도 중국과 비교할 수 없다. 이외에도 미국의 반중 정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이민자 추방 정책 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영주권 취득을 목적으로 한 중국인 유학생은 약 33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대비 1.4배 늘어난 규모다.

유 코레카와 국제관계부장은 “지금 일본에 유학을 오는 중국인들은 영주권 취득 목적이 강해지고 있다. 일본에는 신규 졸업생 일괄 채용이라는 특유의 제도까지 있기 때문에 유학생 입장에선 미국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취업도 쉽고, 근속 연수에 따른 연봉과 승진도 안정적이다”라고 짚었다.

닛케이는 “일본은 화교 100만명 시대에 진입했다”며 “중국인이 늘어나면서 도시 모습부터, 생활, 교육, 전통에까지 그 영향력이 퍼지고 있다. 일본을 자극하는 기폭제 역할도 하고 있지만, 부작용에 따른 폐해도 많다”고 짚었다.
방성훈 기자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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