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평 빌라서 숨만 쉬어도 월 140만원 증발”…서민들 '초유의 상황'

입력시간 | 2026.10.21 오전 11:37:01
수정시간 | 2026.10.21 오후 1:31:09
  • 서울 아파트도 월세 첫 역전
  • 1~9월 아파트 월세 비중 51.0% 기록
  • 전세 거래 27.5% 급감하며 월세 역전
  • 월세 우위 자치구 4곳→13곳으로 확대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데 이어 연립·다세대주택의 월세가격지수도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전세 거래가 위축되는 가운데 아파트와 빌라 모두 월세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주택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주택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총 17만 2027건으로 이 중 월세 계약은 8만 7740건으로 나타났다. 전체 전월세 거래의 51.0%를 차지한 것이다. 전세 계약은 8만 4287건으로 월세보다 3453건 적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전세 거래가 11만 6272건으로 월세 거래(9만 310건)를 크게 웃돌았다. 당시 43.7%였던 월세 거래 비중은 올해 7.3%포인트 상승하며 전세 비중을 역전했다.

월세보다 전세 거래가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올해 1~9월 전세 계약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27.5% 감소하며 월세 감소율(-2.8%)대비 10배가량 많이 줄었다.

이같은 거래 흐름이 연말까지 유지된다면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이 연간 기준 처음으로 절반을 웃돌 가능성도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2011년부터 2025년까지 월세 비중이 연간 50% 이상을 차지한 사례는 없었다. 그간 연간 기준 월세 비중이 가장 높았던 해는 작년으로 44.5%였다.

올해 1~9월 월세가 전세보다 많았던 자치구도 전체 25개 구 중 13곳에 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 금천·종로·중·구로구 등 4개 구에 불과했지만 올해 강남·강북·관악·광진·동대문·마포·영등포·용산·중랑구 등 9개 구가 추가된 것이다.

지역별 월세 비중은 종로구가 65.6%로 가장 높았고 중랑구(64.9%), 구로구(63.1%), 중구(59.6%), 금천구(58.7%) 순이다. 용산구(56.9%), 동대문구(56.7%), 관악구(56.1%), 마포구(54.1%), 강남구(54.0%)에서도 월세 계약이 전체 임대차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중랑구의 월세 비중은 지난해 44.6%에서 올해 64.9%로 20.3%포인트 뛰어 서울 자치구 중 가장 큰 상승 폭을 나타냈다. 이 지역 월세 거래는 2166건에서 4151건으로 91.6% 늘어난 반면 전세 거래는 2687건에서 2244건으로 16.5% 줄었다. 강남구 역시 월세 계약이 8406건으로 전세 계약(7170건)을 앞질렀다.

반면 양천구는 월세 비중이 42.1%로 서울에서 가장 낮았으며 성북·도봉구(각 44.7%), 강서구(45.6%), 동작구(46.0%) 등은 여전히 전세 거래가 더 많았다.

월세 중심으로 임대차 거래가 재편되는 동시에 임차인이 부담해야 할 금액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6만 100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월(144만 3000원)과 비교하면 21만 8000원 올랐다. 같은 기간 중위 월세도 12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올랐다.

연립·다세대 월세지수 역대 최고…月 100만원 이상 계약 늘어

아파트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주거비가 낮은 연립·다세대주택에서도 월세 상승 흐름이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월세가격지수는 101.6으로, 해당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15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값을 나타냈다.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평균 월세도 68만원으로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 서초·강남·송파·강동구가 포함된 동남권은 평균 95만원으로 100만원에 근접했고, 종로·용산·중구로 구성된 도심권의 평균 월세는 87만원이었다.

고액 월세 계약도 증가세다.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서울 연립·다세대 월세 계약 6만 8101건 중 월세가 100만원이 넘는 거래 건은 8723건으로, 전체 거래의 12.8%를 차지했다.

서울 외곽에서도 월세 100만원을 웃도는 빌라 계약이 확인됐다. 지난 19일 강서구 화곡동에서 전용면적 18.91㎡ 다세대주택이 보증금 2000만원·월세 110만원에 계약됐고, 지난달에는 강서구 등촌동에서 전용면적 18.3㎡ 다세대주택에서 보증금 2000만원·월세 140만원의 신규 계약이 체결됐다.

서울 주택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늘어난 이유로는 전세자금대출 규제와 임대주택 공급 부족, 기존 임차인의 계약 연장 등이 꼽힌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KB주택시장리뷰’에 따르면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감소하고 기존 세입자의 계약 갱신이 늘면서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세제 개편 이후 임대인의 실거주 전환이 증가한 점도 전세 공급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전세수급지수는 2020년 임대차 3법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아파트 임대료 상승 역시 빌라 임대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 4100만원에 달했고 평균 월세도 166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립·다세대주택의 공급 감소도 임대료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울 연립·다세대·다가구주택의 연간 준공 규모는 2022년 약 2만 2000가구에서 지난해 4858가구로 축소됐다.
이다원 기자d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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