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뵌적 없지만"...제주항공 참사로 '양심 치과의사' 숨지자

입력시간 | 2024.12.31 오후 8:36:25
수정시간 | 2024.12.31 오후 8:36:2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광주에서 치과를 운영했던 한 의사 이모(53) 씨의 부고가 전해진 가운데, 동료 의사들이 희생자가 못다 한 치료를 돕겠다고 마음을 모았다.

사진=온라인

지난 30일 온라인에는 해당 치과 건물 엘리베이터에 ‘저희 ㅇㅇ치과 ㅇㅇㅇ 원장님께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인한 부고로 진료를 중단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은 사진이 올라왔다.

이와 함께 “저에게도 듣고 싶지 않던 소식이 왔네요. 저희 첫째, 둘째 그동안 친절하게 진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3일에 진료받을 때 첫째 앞니가 살짝 색깔이 달라서 걱정했는데 ‘커서 여자친구 만날 때 예쁘게 해주면 돼요’라면서 ‘3개월 뒤에 보자’고 웃으셨잖아요. 과잉진료 안 하시고 애들 예뻐해 주셔서 환자가 붐비던 곳.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저희 아이들도 소식 듣고 너무 슬퍼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선 편하게 쉬셨으면 좋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도 이어졌다.

그러자 자신을 다른 치과 원장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먼저 원장님이 지금보다 더 좋은 곳으로 가시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라며 “저는 ㅇㅇㅇ 원장님을 한번 도 뵌 적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지도 않구요. 하지만 원장님이 얼마나 헌신적으로 환자분들과 아이들을 위해 사셨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ㅇㅇ치과에서 기존에 다니시던 교정 환자분들, 임플란트 진행 중이셨던 분들 할 수 있는 한 저희 치과에서 마무리 해 드리려고 합니다. 원장님에 비하면 부족하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 뿐이라 생각하기에 먼저 연락드려서 나서게 됐습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치과 원장도 “비보를 전해듣고 일천한 실력이지만 저희가 해 드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돕겠습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내원해주세요”라며 선의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참사 희생자인 의사의 치과에서 사용하는 치과 프로그램 담당자라는 누리꾼도 “도움 주시는 치과 쪽에서 프로그램 볼 수 있게 데이터 백업 및 이전 작업 진행 중”이라며 “오늘 오전 치과에서 연락받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돕겠습니다. 더불어 기존 환자들 이어받아 진료해주신다는 치과 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라고 했다.
박지혜 기자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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