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호텔경제론'은 진짜 불가능할까?

입력시간 | 2025.05.22 오후 3:19:27
수정시간 | 2025.05.22 오후 3:43:42
  • “돈풀기식 괴짜 경제학” vs “승수효과 단순화한 설명”
  • ‘노쇼’는 NO…예약 취소하면 승수효과 급감·역효과도
  • 기대 소비가 실현되지 않으면 '마중물 효과'도 사라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18일 열린 토론회에서 ‘호텔경제론’을 언급, 논란을 빚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민 이데일리 경제전문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호텔경제론’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경쟁 후보 진영에서는 이 후보의 ‘호텔경제론’을 맹공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돈 풀기식 괴짜 경제학, 경제학의 근본을 찾을 수 없는, 인터넷에서 조롱을 위해 만들어진 역설”이라고 일침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호텔에 노쇼가 발생해도 돈만 돌면 그만이라는 수준의 사고”라며 “소득주도성장을 대신할 노쇼주도성장”이라고 꼬집었다.

이준석 후보나 한동훈 전 대표 비난처럼 이재명 후보의 호텔경제론은 얼토 당토 없는 헛소리일까?

“돈풀기식 괴짜 경제학” vs “승수효과 단순화한 설명”

호텔경제론이 무지한 발상이라는 공세에 이재명 후보는 경제 순환과 케인스 승수효과를 쉽게 설명하기 위한 단순화한 모델이며 경제 내에서의 순환과 소비가 중요하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한 비유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후보의 설명과 호텔경제론의 논리구조를 보면 현대 거시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의 유효수요이론(Effective Demand Theory)을 빌려 쓴 개념으로 보인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면 ‘가계소득 → 소비 → 추가소득’으로 이어져 결국 국내총생산(GDP)가 확대된다는 주장이 케인스의 유효수요이론이다. 케인스 이론을 실제 정책에 반영한 대표 사례가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이 1930년대 대공황 극복을 위해 추진한 뉴딜정책이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다. 정부가 지출을 늘리면 경제 전반에 연쇄적으로 소비와 소득 증가를 불러와 초기에 투자한 지출보다 큰 수요 증가를 이끌어낸다는 주장이 ‘승수효과’다.

예를 들어 보면 정부가 국내 관광산업 경기 부양을 위해 1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하자. 이 중 50억원은 호텔 예약금의 50%를 지원하는 쿠폰으로 설계됐다. 쿠폰 때문에 원래 여행을 계획하지 않았던 소비자들도 새로 호텔을 예약했다.

이 덕분에 투숙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A호텔은 정부가 지원한 쿠폰 1억원과 소비자 부담분 1억원을 합친 2억원의 신규 매출이 발생했다.

호텔은 늘어난 투숙객을 감당하기 위해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식자재 구매를 늘렸다. 새로 고용된 직원들의 소득은 다시 지역 상점·식당·영화관 등으로 흘러들어가 지역 경제에 연쇄적인 파급 효과를 낳았다. 이 호텔을 찾은 소비자도 지역에서 관광과 쇼핑을 하면서 소비 증가에 한 몫을 했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지출한 1억원은 1차(소비자)→2차(호텔), 3차(신규채용 직원 및 식자재 납품업체) 소비를 유발하며 총 3억원 규모의 수요 증가를 가져왔다. 이 경우 ‘승수’는 3이 된다.

이처럼 초기 지출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나타나는 현상이 승수효과다.

이재명 후보는 노쇼가 발생해도 승수효과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노쇼’는 NO…자금 회수시 승수효과 급감

이재명 후보는 호텔 빈방 예약금이 마중물 역할을 해서 결국 생산과 소비를 자극해서 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 후보의 ‘호텔경제론’은 맹점이 있다. 투숙객이 실제로 호텔을 찾아온다면 이같은 선순환이 가능하지만 ‘노쇼’(no-show)가 발생하는 순간 승수효과는 급감하거나 사라진다.

다시 A호텔을 예로 들어보자. 정부는 재정을 투입해 호텔 쿠폰을 뿌리느라 나라 빚이 늘어나자 쿠폰 발행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쿠폰을 기대하고 여행 준비했던 소비자들은 결국 계획을 접었다. A호텔은 한때 밀려들던 예약이 줄자 채용했던 직원을 내보내고 식자재도 구입을 줄이고 일부는 환불했다. 일자리를 잃은 직원은 소득이 끊기자 영화관, 식당, 상점에서 쓸 돈이 없어 집에만 머무르고 지역 소비는 위축된다. 식자재 업체도 마찬가지다.

케인스는 이를 ‘균형에 이르기 전에 긴축을 하는 치명적 오류’라고 경고했다.

실제 투숙 없이 예약했다가 취소하는 ‘노쇼’가 확산하면 승수효과는 발생하지 않거나 도리어 경기 수축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다.

‘기대 소비’가 실현되지 않을 경우 ‘마중물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준석 후보가 “소비가 무한동력이냐”고 지적한 이유다. 에너지원(예약)이 사라졌는데도 소비가 계속 도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재명 후보가 예로 든 호텔에 실제로 투숙객이 들면 선순환이 발생해 경제가 활성화할 수 있지만 ‘노쇼’는 그 효과가 급감하거나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김정민 기자jm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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