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사진=뉴스1)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금융권이 정보유출 등 보안 문제가 제기된 중국 생성형AI 소프트웨어 딥시크(DeepSeek)를 외부망과 연결 가능한 업무용 PC에서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감독원과 KB국민·하나·우리은행은 최근 딥시크 사용을 전면 차단했다. 신한·NH농협은행은 애초 외부망에서 딥시크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각 사는 임직원 개개인이 딥시크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내부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정보 유출에 주의해달라’며 신신당부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3일부터 내부망뿐 아니라 외부망에서도 딥시크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하나은행도 지난 4일부터 직원들이 사용하는 인터넷PC에서 딥시크 사용을 원천 차단했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객장용 PC대해 딥시크 사용을 차단키로 했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정보보호본부 등 관련 부처에서 원천적으로 외부 프로그램을 차단하고 있어 딥시크를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같은 날 금융감독원 또한 사내 공지를 통해 “국가정보원 등 정부에서는 딥시크 등이 업무에 활용될 때 과도한 사용자 정보 수집으로 민감정보·사내 기밀정보 유출 등 우려가 있기 때문에 보안에 유의할 것을 요청했다”면서 “딥시크 등 일부 보안상 우려가 있는 생성형AI 접속을 차단했다”고 알렸다.

은행 등 금융사는 망분리 규제에 따라 내부망에서 인터넷 연결이 안 된다. 은행이 인터넷 연결이 필요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쓰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에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한 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업무상 인터넷 연결이 필요해 외부망과 연결되는 업무용PC, 영업점PC들에는 ‘포지티브 규제(명시적으로 허용한 것 제외 금지)’ 방식으로 필요한 프로그램만 제한적으로 허용해왔다. 실례로 우리은행은 업무상 필요한 사이트를 화이트리스트로 올려놓고 해당 사이트에만 접속을 허용하고 있다. 농협은행 또한 비업무용 사이트, 해외 사이트와 AI 관련 프로그램은 방화벽으로 차단해놓고 업무에 필요할 때만 검토 후 사용할 수 있게 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융권은 민감정보가 많아 원래 내·외부망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며 “딥시크의 과다한 정보 수집 우려가 커지면서 외부망에서도 딥시크 사용을 차단했다”고 부연했다.

특히 은행들은 임직원들의 ‘개인적인 활용’에 있어서도 주의를 당부하는 분위기다. 임직원 개개인은 딥시크 앱을 휴대폰 등에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업무상 습득한 데이터를 입력하거나 활용할 경우 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은행 고위 관계자는 “내부망에는 딥시크, GPT4 등 프로그램을 연결해서 쓸 수가 없다”며 “딥시크 사용을 금지한 것은 외부망에서 쓰더라도 업무정보가 유출되거나,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테스트해보는 과정에서 내부정보가 새어나가는 문제가 없도록 주의를 준 것이다”고 설명했다. 은행 관계자는 “정보유출 우려들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은행 보안이 녹록지 않다. 내부 문서와 정보가 밖에 반출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중요한 문서는 반출할 때 반드시 상급 관리자의 점검을 거쳐야 하고, 외부에 유출할 수 없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딥시크를 아예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보안검증을 거친 오픈소스 AI 모델의 경우 내부망에서 인터넷 연결 없이 쓸 수 있다. 인터넷 연결이 안 되면 정보 유출 우려가 없기 때문에 내부의 학습 데이터를 파인튜닝해 각 은행 AI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데 활용한다. 실제 은행들은 다양한 오픈소스 AI 모델들을 각 행이 개발한 AI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