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3일부터 일본과 미국을 순차 방문하며 한일·한미 정상회담 등 외교 일정을 소화한다. 이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양자 정상회담으로, 경제·안보 등의 분야에서 협력이 기대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 내외와 수행원 등은 이날 오전 중 일본에 도착해 방일 일정을 시작한다. 숙소에서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를 갖는 것을 첫 일정으로, 오후에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 및 만찬 등 공식 일정을 가질 예정이다. 이튿날에는 일본 의회 주요 인사와 만남을 갖고, 당일 오후 일본을 출국할 예정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정례적으로 상대국을 오가는 ‘셔틀 외교’ 복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 발전과 협력 방안 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오는 24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에 도착해 재미동포 만찬간담회를 시작으로 방미 일정을 시작한다. 이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미국 방문으로, 취임 80여 일 만에 한미 정상회담에 나서게 됐다. 이튿날인 25일 한미 정상회담 등 공식 일정 및 경제계·학계 인사 등과의 일정을 가질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 동맹 현대화와 지난달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 한미일 공조 방안, 북한과 대화 재개와 비핵화 전략 등 굵직한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26일에는 필라델피아로 이동해 한화필리조선소를 시찰하는 일정 등을 가진다. 당일 저녁 필라델피아를 출발해 28일 목요일 새벽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필라델피아에서는 한화필리조선소 시찰 일정 등을 갖는다. 한화필리조선소는 지난해 12월 한화그룹이 1억 달러(약 1400억원)를 투자해 인수한 조선소로, 지난달 관세 협상 과정에서 지렛대 역할을 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위대하게)’ 프로젝트로 명명된 한미 조선 협력을 상징하는 장소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25일 정상회담을 가진 이튿날 이곳을 방문해 긴밀한 조선 협력을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방일에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합의 등 이미 이뤄진 국가 간 합의의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며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원칙론을 강조했다. 그는 또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언급하며 정치적 인내와 절제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했다.

이지평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특임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들어선 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한국과 일본 간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면서 “‘실용주의 국익 외교’를 내세운 이재명 대통령 입장에서는 취임 초기 일본과의 관계를 잘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