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폭스뉴스 진행자 숀 해거티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자신의 자켓을 열어보이며 머스크 CEO는 자신의 역할을 ‘트럼프 대통령의 기술지원’이라고 밝혔다. (사진=폭스뉴스 캡처)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를 “내가 아는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극찬했다. 대통령 당선 후 그와 함께 나간 첫번째 공동인터뷰에서다. 머스크 CEO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사랑한다”며 애정을 과시했다.

최근 타임지가 백악관 집무실 ‘결단의 책상’에 앉은 머스크 CEO를 표지사진(합성사진)을 싣는 등 머스크 CEO의 ‘월권’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두 사람은 찰떡궁합을 과시하는 모양새다.

폭스뉴스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CEO의 공동 인터뷰를 방영했다. 사회자인 숀 해거티가 머스크 CEO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무료’로 일하는 이유를 묻자, 머스크 CEO는 “나는 대통령을 사랑한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신이 알다시피 대통령은 언론으로부터 꽤 부당한 공격을 받아왔지만, 그가 비열하거나 잔인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민주당 지지자였던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게 된 계기가 그에 대한 암살 시도였냐는 질문에 “그 사건이 그 결정을 좀 더 앞당긴 것은 맞다”면서도 “원래도 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기술지원 제공 역할”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TECH SUPPORT’라고 적힌 까만색 티셔츠를 입고 왔는데, 자켓을 열어 이를 보이며 나와 DOGE의 역할은 “대통령이 내린 합리적이고 좋은 행정명령을 실제로 실행되게 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일례로 불법이민자들에게 고급 호텔을 숙소로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라는 행정명령을 소개했다. 머스크 CEO는 “문제는 행정명령이 내려졌음에도 지난주까지도 여전히 해당 지원이 계속돼 있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 팀은 직접 나서서 이를 중단시켰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이어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표이며 그의 행정명령은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관료조직이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하고 국민의 뜻을 방해하고 있다면 우리는 민주주의가 아닌 관료주의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의 주장은 미국 국토안부부 산하 재난관리종합기구(FEMA)가 불법 이민자를 고급 호텔에 수용하기 위해 5900만달러를 지원했다는 내용으로 보인다. AP통신은 FEMA의 이 자금은 재난구호 지원금이 아닌 쉼터 및 서비스 프로그램(SSP) 자금이며 호텔 객실당 평균은 152달러로 머스크 CEO가 주장하는 고급 호텔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머스크 CEO의 발언에 대해 적극 호응했다. 그는 ‘일론 머스크 대통령’ 등을 언급하며 “여러분이 서로 증오하길 원하고 있다”는 해너티의 질문에 “그들(주류 언론매체들과 전문가들)은 늘 그렇게 한다”며 “사실 일론이 내게 전화를 걸어서 ‘그들이 우리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시도하는 겁니다’라고 말했고, 나는 ‘절대 안 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긴급속보입니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직의 통제권을 일론 머스크에게 양도했습니다, 머스크 대통령은 오늘 밤 8시에 내각회의에 참석할 것입니다’(라는 식의 보도를) 한다”면서 “너무 뻔하다. 너무 형편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들이 능력이 있었더라면 나는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역사상 나보다 부정적 보도를 많이 당한 인물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하지만) 사람들은 똑똑하다”면서 자신이 일을 잘 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차린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 허리케인으로 통신장애가 발생했을 때 머스크 CEO에 대해 인식을 바꿨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스타링크를 통한 통신망 재개를 요구했고, 자신이 요구하자 즉각적으로 수천 개의 통신장비를 보내줬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추진부 재사용시스템을 사용한 스페이스엑스(X)의 우주선 등을 언급하며 “나라를 위해 일할 정말 똑똑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CEO에 대해 “진정한 리더”라며 “많은 기술 전문가가 있지만 그들은 단순히 기술에 능숙할 뿐 일을 끝내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는 해낸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행정부와 머스크 CEO와 같은 훌륭한 인재를 가지고 있다며 톰 호먼 국경차르,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을 꼽았다.

해거티는 머스크 CEO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경쟁적인 사람”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건 맞다”면서도 “하지만 그는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사실 (머스크보다) 더 똑똑한 사람을 찾고 싶었지만, 전 세계를 샅샅이 뒤져도 찾을 수 없었다”며 “결국 우리는 그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