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돌릴수록 손해…가동중단·감산·매각 '철강, 생존 몸부림'

입력시간 | 2025.06.02 오후 5:24:28
수정시간 | 2025.06.02 오후 7:03:04
  • 中 공습·내수 부진에 관세 '삼중고'
  • 한계 몰린 철강사들, '자구책' 총력
  • '한계 사업' 매각…적자 구조 개선
  • 철강업계 '불문율', 가동 중단까지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중국발 공급 과잉과 내수 부진, 트럼프발 관세 폭탄이라는 ‘삼중고’에 빠지면서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경쟁력을 상실한 한계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철강업계 ‘불문율’로 여겨지던 가동 중단과 감산까지 감행하며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현대제철 ‘무한궤도’ 제품.(사진=현대제철)

매각 늦어지면 대규모 적자…구조조정 ‘속도전’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004020)은 굴삭기 부품인 ‘무한궤도’를 생산하는 포항 1공장 중기사업부 매각을 올해 중점 과제로 추진 중이다. 매각이 늦어지면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해 11월 포항 2공장 셧다운(폐쇄)을 결정했으나 노동조합의 반발로 가동을 완전히 중단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가동률이 극히 낮아 공장을 돌릴수록 오히려 손해가 커지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이에 중기사업부 매각은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이 사업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철강 업황 악화에 노조 파업으로 인한 손실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연속으로 각각 458억원, 19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중기사업부 외에 단조 자회사인 현대IFC 매각도 검토 중이다. 지난 4월에는 인천 사업장 철근 공장을 한 달간 멈추기도 했다.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로 철근 가격이 급락하자 처음으로 인위적 감산에 들어간 것이다. 현대제철이 철근공장 전체 생산라인을 전면 멈춰 세운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었다.

철강업계 전반에 이 같은 구조조정과 효율화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동국제강(460860)은 인천 압연·제강공장 가동을 오는 7월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약 한 달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은 동국제강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생산 기지다. 동국제강이 인천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인천공장을 포함한 주요 공장의 가동률을 50~60%로 낮춰왔으나 감산으로는 낮은 수익성을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철강업계에서 가동 중단을 결정하는 상황은 극히 드물다. 특히 고로(용광로)는 기술적으로 멈출 수 없고 전기로(철스크랩 기반 설비) 역시 가동을 멈췄다가 재개할 경우 높은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최근 철근 가격 하락과 출혈 경쟁 속에 적자가 누적되면서 철강사들은 감산과 셧다운 등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트럼프 50% 관세 폭탄에 구조조정 빨라질 듯

포스코 역시 구조조정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해 7월 포항 1제강공장을, 11월에는 1선재공장을 차례로 폐쇄했다. 1선재공장은 1978년부터 45년간 2800만톤(t)의 선재 제품을 생산한 역사적인 설비다. 포스코는 중국과의 합작법인인 장가항포항불수강(PZSS) 제철소 매각도 검토 중이다. 해당 법인은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 과열로 수천억대 적자를 기록 중이다.

업계에 충격을 안긴 또 다른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언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주 US스틸 연설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철강·알루미늄 품목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적용은 오는 4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미국이 실제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국내 철강사들의 구조조정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는 관세 인상에 따른 제품 가격 경쟁력 약화와 이에 따른 수출량 감소로 추가적인 감산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철강 제품 수출은 1월 26억2800만달러(-4.9%), 2월 25억5800만달러(-4.2%), 3월 25억7100만달러(-10.8%), 4월 29억7100만달러(-5.4%), 5월 25억5900만 달러(-12.4%) 등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손영욱 철강산업연구원 대표는 “과거에는 경제 성장과 함께 철강 수요도 늘었지만, 지금은 저성장 국면과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해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철강사들은 디지털 전환(DT)을 통해 인력을 효율화하고 시황에 따라 설비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고품질 제품 중심으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경 기자abcd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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