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일본이 훨씬 싸대" 한국인 우르르…성분보니 '충격'

입력시간 | 2026.09.17 오전 10:30:03
수정시간 | 2026.09.17 오전 11:49:09
  • 일본서 마운자로 처방받는 한국인 급증…SNS엔 ‘성지’ 병원 소개
  • 2.5㎎ 4주분 국내 30만원 vs 일본 7만원…엔저까지 겹쳐
  • 비만치료제 적발 2024년 4건→올해 8월 5030건…4.2배 급증
  • 인도발 마운자로 분석하니 유효성분 함량 들쑥날쑥…불순물도 검출
  • 콜드체인 없이 운송…마운자로는 2~8도 냉장 보관 필요
  • 상표권자 감정서 ‘위조품’ 판정
  • 최근 3년 비만치료제 6223건 적발…국제우편 반입이 80%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일본에서 마운자로를 처방받는 한국인들이 늘고 있다. 도쿄와 후쿠오카 등 주요 도시에서는 마운자로와 위고비를 취급하면서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두는 병원도 생겨났을 정도다.

국내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약품인 마운자로와 위고비는 일본에서는 2형 당뇨병 치료제로 인정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처방받을 수 있다. 최근 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한국인 입장에서는 가격 부담이 더 낮아졌다.

마운자로 2.5㎎의 경우 국내에서는 4주분 가격이 30만원에 달하지만 일본에서는 약 7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10㎎ 제품도 국내 가격이 약 54만원인 반면 일본에서는 약 29만4000원 수준이다. 항공료를 부담하고도 일본에서 약을 구입하는 사례가 나오는 배경이다.

(사진=관세청)

(사진=관세청)

해외에서 마운자로를 구하는 수요가 커지면서 국내 반입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17일 관세청에 따르면 세관이 적발한 비만치료제는 2024년 4건에서 지난해 1189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8월까지 5030건이 적발됐다. 지난해 전체 적발 건수의 4.2배에 달하는 규모다.

문제는 해외에서 구한 의약품이라고 해서 모두 정품인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관세청이 세관에서 통관을 보류한 해외 반입 마운자로를 정밀 분석한 결과, 제품별 유효성분 함량 편차가 크게 나타났고 일부 제품에서는 미확인 불순물도 검출됐다. 이후 상표 권리자의 감정을 거쳐 위조품으로 판정됐다.

중앙관세분석소와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연구진은 인도발 마운자로 제품을 대상으로 유효성분인 터제파타이드(Tirzepatide)의 함량과 불순물 등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제품별 터제파타이드 함량이 일정하지 않았으며 일부 제품에서는 다수의 미확인 불순물이 확인됐다.

유통 과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해당 제품은 의약품 품질 유지를 위해 필요한 냉장 유통체계인 콜드체인 없이 운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운자로는 원칙적으로 2~8도에서 냉장 보관해야 하는 의약품이다.

마운자로는 혈당 조절과 식욕 억제를 돕는 GIP·GLP-1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터제파타이드를 주성분으로 한다. 특히 주사제는 유효성분과 불순물 관리뿐 아니라 무균성 확보 등 엄격한 제조·품질관리가 요구된다.

나동희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이번 분석에서 제품별 유효성분 함량이 일정하지 않고 미확인 불순물 등이 발견됐다”며 “특히 주사제는 유효성분과 불순물 관리뿐만 아니라 무균성 확보 등 엄격한 제조 및 품질관리가 요구되는 만큼 출처와 품질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을 임의로 구매해 사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적발된 비만치료제 6223건 가운데 국제우편을 통한 반입이 4961건으로 약 80%를 차지했다. 여행자 휴대품은 1232건, 특송화물은 30건이었다.

국제우편을 통한 적발은 2024년 2건에서 지난해 1046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8월까지 3913건으로 급증했다. 여행자 휴대품 역시 2024년 1건에서 지난해 134건, 올해 8월까지 1097건으로 늘었다.

관세청은 마운자로와 위고비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세청에 통보한 유해 의약품에 해당해 정해진 수입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통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관은 엑스레이(X-ray) 검색과 개장검사 등을 통해 해당 물품을 확인하고 수입요건을 갖추지 않은 경우 통관을 보류한 뒤 반송 또는 폐기한다.

밀수입 등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조사·처벌한다.

비만치료제뿐 아니라 해외에서 반입되는 불법 의약품 전반에 대한 적발도 이어지고 있다. 관세청이 최근 3년간 적발한 불법 의약품은 6만여건이며, 올해도 8월까지 약 2만1000건이 적발됐다.

이진희 관세청 통관국장은 “비만치료제 등 다양한 의약품의 불법 반입 시도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여행자·국제우편·특송화물 등 반입 경로별 통관검사를 강화하고 밀수입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환 기자kyh10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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