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일본, 인도와 무역 협상을 타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보수성향 매체 뉴스네이션이 개최한 타운홀 행사에 참석해 3개국과 관세 협정 발표 시점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그들과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각국에 부과한 관세로 미국이 혜택을 보고 있기 때문에 무역 협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들보다 덜 급하다”며 “우리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들은 우리를 원하고, 우리는 그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우리를 갈취해왔다. 우리는 한국의 군대에 돈을 대고 있다. 그들은 무역에서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과 관세 협상을 조만간 타결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히지만, 이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배치된다.

한미 양국은 지난달 24일 열린 통상협의에서 상호관세 유예가 끝나는 7월 8일까지 양국이 합의할 수 있는 ‘7월 패키지’를 만들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고, 그 후속 조치로 이날부터 실무급 ‘기술 협의’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 협의는 향후 협상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로, 협상 자체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는 협상을 마무리하지 않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관세 문제로 수세에 몰릴 때마다 여러 국가와 금방 협상을 타결하고,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와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논리로 방어해 왔다. 이날 발언도 이런 주장의 연장선상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중간선거를 치르는 내년 가을까지 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안정화하지 않으면 민주당이 선거에 승리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에 “그건 사실이다”라고 인정하고, 관세 정책이 얼마나 좋은지 사람들에게 설득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우크라이나와의 광물 협정을 체결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중국과 거래를 할 매우 좋은 기회가 있다”라고도 말했다.

같은 날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한국이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으며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한국과 진행 중인 무역 협상 상황에 대해 “한국은 먼저 제안을 내놨고, 우리는 피드백을 줬다”면서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그들(한국)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와의 협상은 언론에 알려진 것처럼 “결승선에 가까운” 형태는 아니며 중국과의 공식적인 대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29일 트럼프 행정부가 각국과의 관세 협상을 3개 그룹으로 분류, 영국을 2번째 또는 3번째 그룹에 넣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영국 측에 아시아 국가들과 협상을 가장 우선하고 있으며 그 중 한국이 명단 맨 위에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