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조준' 美쌀업계 "미국산 쌀 경매 지연…협정 위반"
- USTR 비관세 장벽 조사 관련 의견서 제출
- 한국 농약허용기준도 문제삼아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 쌀 산업을 대표하는 이익단체인 ‘미국 쌀 연맹’이 한국의 쌀 경매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했다.11일(현지시간) 미국 쌀 연맹이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비상호적 무역장벽 등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의견서’에 따르면 미국 쌀 업계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진행하는 미국산 식용 쌀 경매절차와 관련해 지속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쌀이 구매된 후 1년 이상이 지나고 나서야 판매가 이뤄져 오래된 저품질의 쌀이 시장에 공급해 미국산 식용 쌀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쌀 연맹에 따르면 한국은 2021년과 2022년 초반에는 미국산 식용 쌀에 대한 경매물량이 증가했지만, 2022년 9월 한국산 쌀 유통을 우선하기 위해 미국산 쌀 경매를 중단시켰다. 미국산 식용 쌀에 대한 경매는 2023년 여름이 돼서야 일부 재개됐으나 몇 개월 동안만 경매가 진행된 후, 한국산 쌀 수확기와 맞물려 다시 중단됐다.
미국 쌀 연맹은 “태국산 식용 쌀은 매주 경매가 진행되지만, 미국산 식용 쌀 경매는 2023년 11월 이후 재개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심각한 지연은 한국 시장에서 미국산 식용 쌀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은 소비자와 유통업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러한 한국의 조치는 한국이 체결한 관세화 협정(Tariffication Agreement)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세화 협정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산 쌀 할당량(CSQ·14만 2304메트릭톤) 중 4만MT를 식용 쌀로 배정하고 이 쌀이 모든 국내 소비자들에게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아울러 미국 쌀 연맹은 한국이 엄격한 농약 및 화학물질 잔류 허용 기준이 미국산 쌀 수출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한국은 2019년 국내 사용등록이 되지 않거나 잔류허용기준(MRL)이 설정되지 않은 농약, 살충제, 훈증제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쌀 연맹은 “화학잔류물 검사 방식이 변화한 것도 문제고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훈증제 중 하나가 아직 수입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쌀 연맹은 한국이 2020년 1일부터 미국산 쌀에 대한 할당량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연간 쿼터제(40만 8700MT)가 적용되고 있으며 이를 초과한 미국산 쌀에 대해서는 513%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는 점은 과제라고 꼽았다. 또 수입쌀의 30%를 식용 쌀로 배정해야 한다는 의무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쌀 연맹은 “한국이 미국과 체결한 CSQ 협정을 철저히 보장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조치가 이뤄진다면 미국 쌀 수출업체는 한국에서 더 안정적인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으며 연간 약 2500만달러(330억원) 추가 수출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다슬 기자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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