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가수 이승기의 장인인 주식브로커 이모(58)씨가 첨단기술 기업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우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사진=뉴스1)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재판장 양환승)의 심리로 25일 오전에 진행된 자본시장법 위반 1차 공판에서 이씨가 혐의를 전부 부인했다. 함께 기소된 피고인 4명도 이날 혐의를 부인했다.

이씨의 변호사는 공소사실과 관련해 “3000만원을 수수하는 쪽이 공범으로 명시돼 있는데 피고인은 이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담보 명목으로 교환사채 약 10억원의 복사본을 받았다는 부분도 복사본이 어떻게 담보가 될 수 있는지 다퉈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부인 사유에 대해서는 다음 기일에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2023년 5월부터 그해 12월까지 다른 피고인들과 시세조종 주문으로 양자기술 업체인 퀀타피아의 주가를 상승시켜 합계 11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해 2월 전직 검찰 수사관인 이모씨로부터 해당 업체의 거래정지를 해결해주겠다는 명목으로 3000만원을 교부받고, 성공보수로 10억원을 교부받기로 약속하는 등 변호사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었음에도 저축은행장 출신인 브로커와 범행을 공모하고, 차명계좌 등을 이용해 범행을 이어갔다. 그는 이 주가조작 과정에서 입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또 다른 기업의 AI로봇 사업 추진이 확정적이라는 취지의 풍문을 퍼뜨려 부당이익을 얻기도 했다.

한편, 가수 이승기는 지난 4월 소속사를 통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사과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가족 간 신뢰가 훼손돼 오랜 고민 끝에 처가와 관계를 단절하기로 했다”며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합당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섣부른 판단으로 고통받았을 피해자들의 심정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씨의 다음 재판은 8월 27일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