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반발해 윤석열 대통령 측이 법원에 체포적부심을 청구한 가운데 공수처는 체포적부심 결과가 나온 이후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와 시점을 결정할 전망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16일 오전 ‘체포적부심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이냐’는 질의에 “그렇게 될 것 같다”며 “체포적부심 중 통상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전날 공수처 체포에 반발해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을 청구했다. 체포적부심이란 피의자가 수사기관의 체포가 부당하다거나 체포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할 때 법원에 석방해줄 것을 요구하는 말한다.

윤 대통령 측이 청구한 체포적부심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2단독 소준섭 판사에게 배당됐다. 심문은 이날 오후 5시에 열릴 예정이다. 이와 관련 공수처는 “관련해 법원에서 기록을 요청해와 오늘 중 보낼 예정”이라며 “절차는 법원이 정하는 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측이 체포적부심을 신청하면서 체포 시한은 일시 정지된 상태다. 체포적부심 때부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체포 시한은 정지되며, 기각될 경우 체포 시한이 다시 시작된다. 당초 체포 시한은 오는 17일 오전 10시 33분까지였다. 심문 이후 법원은 24시간 이내 석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체포적부심 결과는 늦어도 오는 17일 중에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공수처는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윤 대통령 측의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진행하겠단 입장이다. 당초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해 이날 오전부터 조사를 재개하려 했으나, 윤 대통령 측이 건강상 이유로 조사 연기를 요청하며 오후로 미뤄진 바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아직 윤 대통령 측에서 오후 2시 조사 일정에 대한 의견 등은 공식적으로 들어온 건 없다”며 “오후 2시까지 일단 기다려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일 윤 대통령이 끝까지 조사를 거부할 경우 취할 조치에 대해서는 “(구치소로 가서 조사하는 방안 등) 현 단계에서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강제 구인 여부도) 오후 2시까지 기다리고 다음 상황은 그때 가서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조사를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