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식 추기경, 교황 선출 후 ‘활짝’ 웃은 이유
- 8일 새롭게 선출된 레오 14세 교황
- 유흥식 추기경이 전한 콘클라베 에피소드
- 강복의 발코니서 웃은 이유는 “엄청난 인파에 신나”

유흥식 추기경이 9일(현지시간) 교황청 성직자부 청사에서 한국 취재진과 간담회를 열고 콘클라베 참고자료로 배포된 추기경단 명부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유 추기경은 레오 14세(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 교황 선출 다음 날인 9일(현지시각) 바티칸 성직자부 청사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7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콘클라베 당시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다.유 추기경은 콘클라베 후 레오 14세의 교황 선출이 확정되자마자 투표에 참가한 추기경들은 한 마음으로 기뻐했다고 했다. 유 추기경은 “영화 콘클라베에서는 교황 선출 과정이 대단한 투쟁처럼 묘사되고 정치적 야합이 이뤄지는 것처럼 그려지지만 굉장히 형제적이고 친교적이며 아름답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본래 콘클라베에 참석한 추기경들은 해당 기간 동안 발생한 일에 대해서는 외부로 발설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하기에 구체적인 결과는 언급할 수 없으나, 새 교황 선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컸던 만큼 이를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콘클라베에서 있던 투표 과정을 언급했다.
유 추기경은 “첫 투표에서 몇 분이 두드러지게 표를 얻었고, 두 번째 투표에서 더 좁혀지고, 세 번째 투표에서 확실히 더 좁혀졌다”며 “네 번째 투표에서는 (레오 14세 쪽으로) 표가 확 쏠렸다”고 말했다.
이어 “추기경 선거인단 133명 중 3분의 2를 특표해야 교황이 선출되는데 89표를 넘긴 걸로 확인되지마자 박수치고 야단이 났다”고 들떴던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또 레오 14세가 성 베드로 대성전 ‘강복의 발코니’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당시 탈락한 추기경들이 웃는 등 환한 표정을 보여 화제가 됐는데, 당시 유 추기경도 환한 미소를 보인 것에 대해선 “광장에 엄청난 인파가 모여 있고 태극기도 보이고 함성이 대단했다. 그 모습을 보니 신나지 않겠느냐”면서 “휴대전화가 있었으면 그 장면을 찍고 싶을 정도로 잔치, 축제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유흥식 추기경이 9일(현지시간) 교황청 성직자부 청사에서 한국 취재진과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유 추기경은 레오 14세와의 친분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레오 14세는 2023년 교황청 주교부 장관으로 부임했다. 내가 주교부 위원이라 최소 한 달에 2번 이상 회의를 통해 만난다”며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으며 좋은 관계를 이어왔다”고 말했다.레오 14세라는 교황 즉위명에 대해선 “그는 ‘레오’라는 이름을 통해 19세기 노동 인권과 사회 정의를 강조한 레오 13세 교황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황은 페루 빈민가에서 오랜 시간 선교 활동을 해 이주민들의 고통도 잘 알고 계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기 때 이민자를 막으려는 벽을 쌓았다. 그는 미국인이 교황이 돼 신이 난다고 하지만 내용을 (제대로) 봐야 한다. 교황은 평화로운 세상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레오 14세는 과거 네 차례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유 추기경은 “교황은 한국 교회에 대해서도 잘 알고,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위해 각별한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달 21일 선종하면서 교황청 모든 부서의 장관 직무는 종료된 상태다. 새 교황은 기존 장관들을 재등용하거나 교체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유 추기경은 “레오 14세 교황이 (성작자부 장관으로) 재신임하면 다시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며 “주요 업무 보고 자리에서 새 교황에게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등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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