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TV부터 승용차까지…일상 속 파고드는 '구독경제'
- [구독경제 전성시대]
- 2000년대 넷플릭스 이후 산업 핫트렌드
- 구독 서비스 경험자 58% "만족도 높다"
- 삼성·현대차·LG 등 구독 서비스 최전선
- 네이버·카카오 등 IT업계도 구독 '사활'
B씨는 “매달 고정비로 20만원 안팎까지 지출할 것을 감안하고 가전 구매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가전구독은 정기 관리까지 포함돼 있어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월별 지출이 정해져 있으니 계획 세우기도 편하다”고 했다.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을 넘어 가전과 자동차, 의류, 가구, 식료품 등 일상 전반으로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가 퍼지고 있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만족도 높은 구독 서비스구독경제 확산은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시장조사전문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전국 만 19~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가전구독 서비스 이용 경험자의 58.3%는 가전구독 서비스의 전반적인 만족도를 높게 평가했다. 특히 가사노동 비중이 높은 여성(61.5%)이 남성(56.3%)보다 만족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 관리 서비스로 인해 가전 유지·관리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으로 읽힌다. 실제 가전 구독 서비스에 만족한 이유로는 ‘정기적으로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57.6%·중복응답)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만 아직 가전구독에 대한 인지도는 낮았다. 이 서비스를 자세히 알고 있다는 응답은 20.4%에 불과했다. 대체로 알고 있지만 자세히는 모른다는 응답(63.1%)이 훨씬 많았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2000년대 넷플릭스의 등장과 함께 상품을 소유하는 대신 구독하면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구독경제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에서 먹힌다는 게 확인됐다”며 “각 업계마다 입소문을 더 타면 구독경제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사실 구독경제는 낯선 개념이 아니다. 과거 우유 배달 역시 엄밀히 말해 구독경제의 예다. 2000년대 디지털 시대를 경험한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의 ‘큰 손’으로 부상한 만큼 이는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삼성·LG 구독가전 사활
이에 이데일리는 구독경제 확장의 최전선에 있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움직임을 살펴봤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가전업체들의 사업 흐름이 소유에서 구독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부터 ‘AI 구독클럽’을 한 단계 진화시키며 ‘블루패스’를 도입했다. 최신 삼성 인공지능(AI) 가전을 부담 없는 가격에 쓸 수 있도록 한 구독 서비스다. 또 오전에 주문하면 당일 바로 설치해 사용할 수 있는 ‘오늘 보장 설치’를 유상 옵션으로 선보였다. 가전 설치 후에는 삼성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세팅 지원까지 이어진다. 고객이 추가로 제품과 앱을 연결할 필요 없이 곧바로 AI 홈을 경험할 수 있는 셈이다.
LG전자는 2024년 7월부터 로봇 구독 서비스(RaaS)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서빙 로봇인 ‘LG 클로이 서브봇’을 식당과 호텔, 병원 등에서 구독해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올해 초 선보인 홈로봇 ‘LG 클로이드’ 역시 상용화 시점에 맞춰 구독 서비스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 국내 시장을 넘어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싱가포르, 인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네시스’ 구독해서 탄다
자동차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지난해 제네시스와 통합 개편한 모빌리티 구독 플랫폼 ‘현대 제네시스 셀렉션’을 출시했다. 현대차 구독 플랫폼(기존 현대 셀렉션)은 고객이 모바일 앱에서 현대차의 다양한 차량을 일 또는 월 단위로 원하는 만큼 대여할 수 있는 차량 구독 서비스다. 장기 렌트나 리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추가한 제네시스 차종은 △GV80 △GV70 △G90 △G80 △G70 등이다. 구독할 수 있는 차종이 기존 20개에서 25개로 늘어난 것이다.
IT업계도 구독경제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네이버의 구독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충성 고객과 신규 가입자의 고른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매출 62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536억원) 대비 약 17% 증가한 수치다. 카카오톡의 대표적인 구독 상품인 ‘이모티콘 플러스’ 역시 탄탄한 이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창작 생태계의 선순환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이모티콘 플러스의 누적 경험자 수는 2000만 명을 돌파했다.
SK텔레콤의 구독 플랫폼 ‘T 우주’는 새해를 맞아 건강관리, 합리적 소비, 취미생활까지 아우르는 ‘취향 맞춤형’ 상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100여 개에 달하는 생활 밀착형 혜택을 기반으로, 각자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구독 조합이 가능하다는 게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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