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오후 10시부터 약 20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 간 전화 통화를 가졌다. 지난 4일 이 대통령이 당선된지 이틀 만에 이뤄진 첫 한미 정상 통화로 역양국 정상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주요 현안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해 수화기를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화 통화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감사의 뜻을 표시하며 “대한민국 외교의 근간은 한미동맹”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서로의 리더십에 대해 높이 평가했고 앞으로 한미동맹의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두 정상은 특히 한미 간 관세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양국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조속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실무 협상을 독려하기로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미국에 초청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한미가 특별한 동맹으로서 자주 만나 협의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와 함께 양 정상은 다자회의 또는 양자 방문 등의 계기를 통해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직접 만나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통화는 전반적으로 친근하고 격의 없는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두 정상은 대선 과정의 경험과 정치적 어려움, 암살 위협 등 개인적인 사안까지 공유하며 공감대를 나눴다. 또 “어려움을 이겨낸 경험이 강력한 리더십의 바탕이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두 정상은 골프 실력을 화제로 삼아 동맹을 위한 라운딩 일정을 조율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모자를 선물 받은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관심을 표하며 “명성이 높은 이 대통령을 곧 직접 만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통화는 한미 간 주요 현안 논의는 물론, 양국 정상 간 신뢰와 우의를 쌓는 계기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한미 정상 통화는 역대 대통령 당선인들의 통화 시점과 비교하면 하루 정도가 늦은 편이다. 2000년대 이후 당선된 대통령 모두 늦어도 하루 안에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 가장 빠른 기록은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 당선 확정 후 5시간만에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