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국민의힘 ‘30대 초선’ 소장파 의원들은 ‘아스팔트 극우’이자 ‘윤(윤석열 전 대통령)어게인’의 상징인 전한길 씨에 대해 “어디 좀 아픈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며 각을 세웠다.

전한길 씨(왼쪽),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사진=뉴스1)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전 씨의 유튜브 발언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기간 장동혁 대표를 지지한 전 씨는 전날 유튜브 ‘전한길뉴스’에서 “장 대표에게 영향을 미치니까 전한길이 파워가 세졌다고 생각하고 인사 청탁이 막 들어오고, 내년 (지방선거에) 누구 공천해달라고 한다”며 “장 대표에게 부담 드리니까 그런 역할 안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당의 운영을 전 씨가 잘 모르시는구나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다. 왜냐하면 지방선거 공천은 국회의원 공천하고 다르게 당 대표의 영향력이 그렇게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전 씨한테 그렇게 부탁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싶고 오히려 그런 분들을 공개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전 씨가 아프다는 게 무슨 말씀인가’라고 묻자 김 의원은 “너무 관심을 받고 싶어하시는 분 아닌가, 그렇게 걱정이 된다”며 “이러한 발언들이 결국 쌓이고 쌓이면 저희 당에 미치는 이미지가 부정적일 것이고 지방선거를 출마하려는 분들한테 굉장히 악영향이 갈 것이기 때문에 지도부가 결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윤 어게인이라든지 아니면 전 씨 같이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것처럼 자꾸 행동하는 분들하고의 관계는 당장이라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단 방법’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당에서 나가달라고 하든지 계엄을 옹호하거나 부정선거를 계속 말씀하는 분들하곤 같이 갈 수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재섭(왼쪽), 김용태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날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장동혁 대표의 뇌관이 전한길이잖나. 직간접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전 씨가 장 대표를 도운 거다. 그러니까 정치적인 빚이 있는 셈”이라고 표현했다.

김 의원은 “전한길은 이런 식(유튜브 발언)으로라도 장 대표한테 계속 청구서를 내밀 거다. 본인은 부담 주지 않겠다고 하지만 방송에 나와서 떠들면 부담 주는 거다. 엄청난 부담인 거다”라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은 “찬탄(윤 전 대통령 탄핵 찬성)파와 전한길이 같은 당에서 존재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부정선거가 없다는 건 당론이다. ‘계몽령’ 이런 거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거다. 우리 개헌 반대했고, 부당했다는 이야기를 당론에서, 당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여러 번 이야기했다”며 “전한길은 그거 부정한 사람이잖나. 그러면 당헌, 당규, 당론 다 위배한 사람인데 징계하거나 쫓아내지 않으면 장 대표가 말한 단일대오나 당론 어긴 사람 쫓아내겠다는 말이 거짓말이 되는 거기 때문에 전한길을 쫓아내거나 찬탄파를 쫓아내거나, 이 둘이 같이 갈 수 없는 거다. 그래서 결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만약 (전 씨가) 망상을 주장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공공연하게 공당을 우습게 만드는 거 아닌가”라며 “이 정도로 당을 우습게 만드는 사람을 조치하지 않는다면 문제”라고 우려했다.

앞서 장 대표는 전 씨에 대해 “당 외곽에서 의병으로 열심히 싸웠다”고 평가했다.

장 대표는 지난달 30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와 전한길 씨 중 전 씨를 공천하겠다’고 밝힌 이유에 대해 “당심을 어기고 반대로 간 사람과 열심히 당과 함께 싸운 사람 중 후자를 택한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다만 ‘전 씨를 당직에 기용할 건가’라는 질문엔 “관군인 우리가 국회 안에서 소리를 낼 때 전 씨는 당 밖에서 의병으로 그 소리를 증폭하고 적을 막는 역할을 했다. 그게 전 씨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이고 역할”이라고 했다.

장 대표 선출 뒤 가장 큰 관심을 끈 건 전 씨 등을 지명직 최고위원을 비롯한 주요 당직에 기용할지 여부였다. 전 씨 등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반탄(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가 압승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캠프도 조직도 없이 선거를 치러낼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있어 가능했다”며 “국민의힘이 믿어야 할 것은 우리와 함께 싸울 의지가 있는 자유우파 시민과 연대해 싸우는 방법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 씨 등 보수 유튜버의 공적을 인정한 것이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유튜브 정치에 끌려다닌다는 지적이 있다’는 말에 “유튜브라는 새 미디어 환경이 없었다면 당 대표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유튜브를 통해 내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전통 미디어의 중요성도 잘 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