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예비부부들의 가장 큰 고민인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 대여·메이크업) 가격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결혼준비대행업(웨딩플래너) 표준계약서를 제정했다.

사진=게티이미지

공정위는 3일 결혼준비대행업 분야에서의 거래질서 개선 및 소비자피해 예방을 위해 ‘결혼준비대행업 표준계약서’를 제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월 발표된 ‘청년친화 서비스 발전방안’의 일환으로 예비부부들이 고질적으로 불편을 호소하던 스드메와 관련된 부당한 계약 조건과 과도한 위약금 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추진한 결과다.

대부분의 예비부부는 웨딩플래너 업체와 패키지 형태로 계약을 체결해 스드메 가격이 정확히 얼마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소위 ‘깜깜이 계약’을 체결해왔다. 또한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계약체결 당시 알지 못했던 다양한 추가 옵션이 발생해 예상치 못한 ‘추가금 폭탄’을 맞는 문제도 있었다.

결혼준비대행업 표준계약서 주요 내용. (자료=공정위)

이에 공정위는 표준계약서에 구체적인 서비스 내용과 가격 정보가 필수적으로 들어가게끔 했다. 예비부부가 최종적으로 지불할 금액을 사전에 정확히 인지하고 계약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계약서 앞면 표지부 서식을 마련해 스드메 및 추가 옵션(담당자 지정, 드레스 도우미, 헤어피스 등) 내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파일 구입비, 드레스 피팅비, 메이크업 얼리스타트비 등 기존에 사실상 필수적 서비스임에도 추가 옵션으로 구성됐던 항목도 기본서비스에 포함하도록 해 예상치 못한 추가 지출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했다.

위약금 기준도 구체화했다. 계약 해제·해지 시 대금 환급 및 위약금 부과 기준을 약관에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계약 해제·해지 시 귀책사유 및 대행서비스 개시 여부에 따라 환급 및 위약금을 다르게 정하도록 해 상황에 맞춰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하도록 했다.

아울러 개별 제휴업체 선정 전 평균적 위약금 기준 및 위약금 발생 가능성을 명시·설명하고 제휴업체 선정 후 실제 선정된 제휴업체의 위약금 기준을 재안내하고 소비자 동의를 받도록 해 소비자가 위약금 기준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했다.

그 밖에 공정위는 관계 법령상 보장된 이용자의 청약철회권을 명시하도록 하고, 대행업자 귀책으로 서비스 변경 시 이용자에게 추가비용을 요구할 수 없도록 하는 등 내용도 표준계약서에 담았다.

자료=공정위

공정위 관계자는 “웨딩플래너 표준계약서를 통해 예비부부는 스드메 서비스 내용과 가격을 구체적으로 비교한 뒤 본인의 예산 내에서 가장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게 됐다”며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장기적으론 결혼에 대한 심리적인 장벽을 낮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준비대행업체는 소비자와의 불필요한 분쟁을 방지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표준약관을 통해 합리적인 계약 관행이 정착된다면 소비자들의 신뢰 제고와 함께 결혼준비대행업 분야의 거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