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0일 韓대미투자 첫 사업군 공개…알래스카 LNG 포함(상보)

입력시간 | 2026.09.30 오전 7:11:53
수정시간 | 2026.09.30 오전 7:11:53
  • 알래스카 LNG·원전 등 에너지 사업 포함 전망
  • 사업비 540억달러 LNG…韓 실제 투자액 미정
  • 최종결정 못 내린 장기 표류 사업…사업성 관건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30일(현지시간) 한국이 약속한 2000억달러(약 270조원)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 가운데 첫 사업군을 직접 발표할 전망이다. 약 540억달러(약 73조원) 규모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과 원전 등 대형 에너지 프로젝트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에서 합의한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가 구체적인 사업 선정 단계로 넘어가는 신호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의 대미 전략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발표가 지난해 한미 무역합의에 따른 첫 번째 투자 사업군이라고 전했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적용하는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이 가운데 1500억달러는 조선 협력에, 나머지 2000억달러는 에너지와 첨단산업 등을 대상으로 한 전략투자에 투입하기로 했다. 백악관도 지난해 11월 공동 팩트시트에서 이를 공식화했다.

가장 눈에 띄는 사업은 알래스카 LNG다. 블룸버그는 약 540억달러 규모의 알래스카 LNG 사업이 이번 투자 계획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540억달러는 사업 전체 규모에 가까운 수치로, 한국이 실제로 부담할 투자금이 540억달러로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구체적인 투자 방식과 한국 측 출자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알래스카 LNG는 북극권 노스슬로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약 740마일(1190㎞)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알래스카 남부 니키스키까지 운송한 뒤 액화해 아시아 등에 수출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연간 최대 2000만톤의 LNG 수출을 목표로 한다. 미국 민간 에너지업체 글렌파른그룹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은 막대한 건설비와 긴 파이프라인 건설에 따른 사업성 문제로 수십년간 진척에 어려움을 겪었다. 글렌파른은 LNG 수입업체들과 예비계약을 체결했지만 아직 전체 사업에 대한 최종투자결정(FID)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국 정부 역시 그동안 알래스카 LNG 참여 여부를 두고 상업성을 핵심 판단 기준으로 제시해왔다.

한국 정부가 지난 22일 국회에 보고한 대미 투자 계획에서도 알래스카 LNG는 후속 검토 사업으로 제시됐다. 당시 정부는 텍사스주 엔시널의 223억달러 규모 가스복합발전소를 첫 투자 사업으로 추진하고, 미국 내 원전 건설과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 알래스카 LNG 등을 추가 사업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원전 분야도 이번 발표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블룸버그는 알래스카 LNG 외에 원전을 포함한 다른 에너지 프로젝트에도 한국의 투자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 내 대형 원전 최대 8기 건설과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 인수 방안 등을 미국 측과 협의해왔다.

이번 발표에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더그 버검 내무장관, 재러드 에이건 백악관 국가에너지지배위원회 사무국장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알래스카의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과 마이크 던리비 주지사, 닉 베기치 연방 하원의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내 정치적 배경도 있다. 블룸버그는 알래스카 LNG를 오랫동안 지원해온 설리번 의원이 재선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이번 발표가 이뤄진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알래스카 방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리나라의 2000억달러 전략투자가 곧바로 현금으로 집행되는 것은 아니다. 한미 합의에 따라 전략투자에 필요한 한국의 달러 자금 조달액은 연간 200억달러를 넘지 않도록 제한돼 있다. 개별 사업의 사업성과 투자 조건을 따져 실제 투자액과 집행 시기가 정해지는 만큼 30일 발표에서 구체적인 출자 규모와 투자 구조가 어느 수준까지 공개될지가 관건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22일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에 따른 대미투자 사전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22일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에 따른 대미투자 사전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성주원 기자sjw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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