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계속 지지해야 하나"…집값에 흔들리는 2030

입력시간 | 2026.09.24 오후 7:03:46
수정시간 | 2026.09.24 오후 7:52:15
  • 20대 57%·30대 64%…李 취임 후 부동산 세제개편 등 정책 부정평가
  • 대출·전월세 부담에 짓눌린 2030…李 지지 청년도 부동산엔 쓴소리
  • 주거 불안에 독립·결혼·출산까지 흔들…"열심히 일해도 미래 안 보여"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이혜라 기자] 추석을 맞는 청년들의 마음은 여전히 무겁다. 가족·친지들의 걱정 어린 잔소리를 듣기 전부터 취업과 결혼, 내 집 마련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절실히 체감하는 건 청년 자신이기 때문이다. 독립은 언제 할 수 있을지, 내 집 마련은 가능할지 고민이 깊다.

2030세대의 걱정은 결국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온 ‘먹고사니즘’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청년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는 주거 문제다. 결혼과 출산 등 미래를 계획할 수 있도록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달라는 주문이다.

본 이미지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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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피앰아이에 의뢰해 지난달 12일부터 1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이재명 대통령 집권 이후 부동산 세제 개편 정책 평가’를 물은 결과, 청년층에서는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크게 웃돌았다.

18~29세 응답자 가운데 부동산 세제 개편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비율은 57.3%로 절반을 넘었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18.7%에 그쳤다.

30대에서는 평가가 더 냉랭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64.2%에 달한 반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2.4%에 그쳤다.

(조사 응답률은 3.4%,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 ±3.09%포인트. 설문은 피앰아이 자체 구축 패널을 기반으로 지역·성별·연령별 인구 비례에 따라 표집. 이메일을 통한 인터넷 조사.)

李대통령 지지자도 “부동산 정책은 잘못” 한목소리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강모씨(37)는 이 대통령 취임 후 가장 실망한 부분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았다. 강씨는 “부동산 가격을 억지로 누르려고 하면 오히려 풍선효과만 불러온다는 건 과거 경험을 통해 충분히 확인됐는데도 이번 정부가 같은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를 철회했다는 장모씨(39)는 “성급하게 추진한 부동산 정책이 역효과만 불렀다”며 “전세 매물은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월세는 급격히 올라 주거비 부담만 커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 지지자들조차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성남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송모씨는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해왔다. 그러나 송씨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정부가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여전히 걱정이 크다”며 “이 대통령이 실제 집값과 전월세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정책을 내놓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거 때마다 이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던 오모씨(37)는 최근 대출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뒤 계속 이 대통령을 지지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맞벌이 부부인 그는 아이 돌봄 문제로 부모님 댁 근처로 이사했다. 그는 주거 이전 과정에서 현 정부 들어 강화된 대출 규제 탓에 이사 비용을 마련하느라 애를 먹었다. 오씨는 “대출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얘기를 몸으로 체감했다”며 “당장 집을 구해야 해서 빌리는 것인데도 이렇게 대출받기 힘든 게 정상인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결혼을 앞둔 직장인 이모씨(34)에게도 집 문제는 가장 큰 고민거리다. 이씨는 서울에서 나고 자란 데다 회사도 서울에 있지만 신혼집은 경기도까지 범위를 넓혀 알아보고 있다. 그는 “주말마다 살 집을 찾아다니는데 갈수록 엄두가 안 난다. 서울 인근 경기도 일대도 알아보고 있는데 이쪽도 계속 집값이 올라 결혼식 전에 신혼집을 구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잘 살 수 있을지 걱정”…청년들이 부동산 문제에 분개하는 이유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 청년들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한목소리로 비판과 걱정을 쏟아내는 이유는 취업과 독립, 결혼과 출산, 양육으로 이어지는 삶의 단계마다 주거비가 발목을 잡으면서 ‘열심히 일하면 미래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마저 빛바래고 있어서다.

강씨는 “청년들이 결혼을 미루는 가장 큰 이유는 돈 문제”라며 “일자리는 줄고 소득은 제자리인데 부동산 가격만 계속 천정부지로 치솟아 이중고를 겪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임기 중에만 반짝 성과가 나오는 임시방편이 아닌 100년 갈 정책을 추진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송씨도 “월급 오르는 속도보다 집값이나 생활비 부담이 훨씬 빠르게 늘어나니 삶이 팍팍할 수밖에 없다”며 “열심히 일하면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에게는 당장의 월세가 더 가까운 문제였다. 상경해 서울에 위치한 대학에 재학 중인 이모씨(22)는 “대학생이라 당장 월세 걱정이 더 크게 와닿는다”며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려면 월세와 관리비 부담이 상당해서 부모님 도움 없이 감당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최근 이 대통령이 대학 기숙사 확충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기대감을 보였다. 그는 “학생 입장에서는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과외나 아르바이트 등 생활 방식과 한 달 지출 계획이 크게 달라진다”며 “최근 대통령이 대학교 기숙사를 늘리는 방법을 고민한다고 했는데, 말로 끝나지 않고 충분히 확충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뉴스1)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뉴스1)

이혜라 기자hr120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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