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尹탄핵’ 두고 다시 나뉜 광장…여야 정치인 ‘앞장’(종합)

입력시간 | 2025.03.01 오후 6:45:28
수정시간 | 2025.03.01 오후 6:45:28
  • 광화문·여의도서 반탄 집회…與 37명 참석
  • 나경원 “헌재 ‘답정너’ 탄핵…편파 막아야”
  • 광장나선 야5당…‘압도적 대선 승리’ 다짐
  • 이재명 “헌정질서 부정, 보수 아닌 반동”
  • 서울 도심 곳곳 교통체증…지하철 무정차도
[이데일리 김형환 정윤지 기자] 3·1절인 1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두고 광장이 다시 둘로 나뉘었다.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집회를 연 탄핵 반대 집회에는 여당 의원 수십여명이 참여해 윤 대통령의 즉각 복귀를 촉구했다. 야5당과 시민사회는 광화문 인근에서 탄핵 찬성 집회를 열고 탄핵 반대를 외치는 국민의힘에 대한 규탄의 메시지를 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도로가 통제되는 등 시민들이 교통 체증을 겪기도 했다.

삼일절인 1일 서울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광화문·여의도 뒤덮은 태극기…與의원 37명 참석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는 1일 오전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는 집회 시작 전부터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이들로 가득했다. 광화문 광장부터 시청 인근까지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이 여는 ‘3·1절 광화문 국민대회’에 참석하기 위한 이들이 서둘러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들은 ‘스톱 더 스틸’, ‘탄핵 무효’, ‘누가 내란인가’ 등이 쓰인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세이브코리아가 주관하는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여하기 위한 시민들도 여의도역, 여의나루역 인근에 모여들었다. 노년층 중심이였던 광화문 집회와 달리 여의도 집회에선 청년 세대부터 중장년 세대 등 다양한 연령대가 보였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 탄핵’, ‘이재명 구속’, ‘탄핵 무효’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부정선거 몰아내라’ 등 구호를 연신 외쳤다.

국민의힘 의원 37명이 무대 위로 올라가 집회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기현·나경원·조배숙 등이다. 마이크를 잡은 김기현 의원은 “3·1절 조선 독립을 백성이 이뤄냈던 것처럼 대한민국 살리는 것도 여기 모인 여러분”이라며 “가시밭길이라도 가겠다고 결단한 (윤 대통령의) 지도자 모습을 봤지 않나. 오늘 함께 계신 여러분 힘으로 대한민국을 다시 살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일 이어지고 있는 ‘헌재 때리기’가 이번 집회에서도 이어졌다. 나 의원 역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절차는 국회의 헌법 재판관 임명에 관한 관행도, 국회 표결 절차에 관한 합의민주주의도 깡그리 무시했다”며 “이런 상황은 헌재가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답만 하라) 탄핵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헌재의 편파적 재판을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지자들은 ‘그렇습니다’라며 분노에 찬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보수의 스피커’로 자리잡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 역시 헌재 흔들기에 동참했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을 파면한다면 국가가 무너지고 국민이 저항할 것이고 무리한 인용을 한 헌법재판관들이 이 나라에서 살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문형배, 이미선, 정계선, 정정미는 이미 좌편향적인데 어느 국민이 받아 들이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1일 각각 탄핵 반대 집회와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한 여야 정치인들. 왼쪽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들. 오른쪽은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한 야5당 대표들.

‘광장으로’ 야5당 집회…“압도적 대선 승리” 다짐

이날 비슷한 시간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는 야5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진보당·조국혁신당·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하는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내란종식’, ‘민주수호’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자리를 잡고 있었다. 3·1절을 맞아 그간 탄핵 반대 집회에서 다수 나왔던 태극기가 곳곳에 휘날리고 있었다. 이들은 “내란 종식 민주수호 윤석열을 파면하라” 등 구호를 외치도 했다.

발언에 나선 야5당 대표들은 탄핵심판 이후 치러질 대선에 대해 ‘압도적 승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내란 세력을 제외한 모든 정당과 시민사회가 단단히 연합해 압도적 승리로 집권해야 한다”며 “그간 검찰 독재 조기 종식의 쇄빙선으로 활동했던 조국혁신당은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의 쇄빙선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무대에 올라서자 분위기는 절정으로 올라갔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연신 ‘이재명’을 외쳤고 이 대표는 손을 흔들며 그들의 환호에 응답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반대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보수는 지켜야 할 가치와 질서를 지키는 것”이라며 “헌정질서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은 결코 보수일 수 없고 수구조차 못 되는 반동”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비상계엄 사태를 넘어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골목 소상공인과 중소·중견기업이 IMF 사태, 코로나 사태 때보다 큰 고통을 받고 있고 가뜩이나 어려운 국민의 삶도 벼랑 끝으로 몰렸다”며 “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진보당·조국혁신당·더불어민주당이 함께 손잡고 상식과 도의를 복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광화문 탄핵 반대 집회와 여의도에는 각각 6만명, 4만5000명(2시 30분 기준·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 탄핵 찬성 집회에는 이날 4시 30분 기준 2만10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자리했다. 이로 인해 세종대로가 전면 통제되고 여의대로에서 가변차로를 운영하는 등 서울 도심 교통체증이 심각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인파가 몰리자 이날 오후 2시 광화문역 무정차 통과를 시행하기도 했다.
김형환 기자hw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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