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4월 17일 자카르카에 있는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를 떠나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인도네시아에서 애플로부터 10억달러 투자를 받아들이며 아이폰16 판매 금지 해제가 풀릴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1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최근 애플의 1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아이폰 16 판매 금지 해제가 가까워졌다.

인도네시아는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외국 기업이 진출할 경우, 자국산 부품을 40% 이상 사용하거나 혹은 그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그런데 앞서 애플이 해당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아이폰16 시리즈와 애플워치 시리즈10에 대해 판매 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애플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당초 약속했던 투자액의 100배인 1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당초 애플은 지난달 초 자카르타 반동부 반둥에 위치한 액서사리·부품 제조공장에 1000만달러를 쏟아붓겠다고 햇는데 두 달여만에 투자금을 10배나 늘린 셈이다.

애플은 당초 제안에 더해 바탐 섬에 자신의 짐, 반려동물, 기타 소지품을 추적할 수 있는 장치인 에어태그 생산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바탐 공장은 글로벌 에어태그 생산량의 20%를 담당하게 된다. 이 지역은 자유무역지대이기 때문에 부가가치세와 사치세, 수입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이 공장은 초기에 약 1000명의 근로자를 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금 중 일부는 동남아시아 국가에 코딩 등을 가르치는 애플 아카데미 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수비안토 대통령은 이번 협상을 주도적으로 마무리하라고 지시했지만, 아직 아이폰 16 판매 허용 시점에 대한 정확한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백기는) 현지 제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주요 해외 기업들에게 자국 내에서 제품을 개발하도록 요구하는 강경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입니다.

인도네시아는 국민이 약 2억 7800만 명인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다. 이중 절반이 44세 미만이며 기정보기술(IT)에 친숙한 데다, 인구수보다 많은 3억5000만 대의 스마트폰이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휴대폰 제조 업체에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인 까닭에 애플이 결국 백기를 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