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이른 아침, 우크라이나 구조대원들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 현장에서 부상당한 지역 주민을 옮기고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밤사이 키이우의 한 주거지를 강타해 12명의 목숨을 앗아간 러시아 미사일이 북한에서 공급된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예비 정보에 따르면, 러시아는 북한에서 제조된 탄도미사일을 사용했다. 우리 정보기관이 모든 세부사항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군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산 KN-23 미사일이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 중 키이우 서쪽 지역인 스비아토신스키구의 주거건물을 명중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아무런 논평을 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북한은 유엔의 제재를 위반하는 무기 이전 사실을 부인해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북한이 러시아에 방대한 양의 포탄과 로켓 시스템, 수천명의 병력, 탄도미사일을 제공했으며 러시아가 2023년 말부터 이 미사일은 실전에 사용하고 시작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 소식통은 KN-23 미사일이 최대 1톤(t)에 달하는 탄두를 탑재하고 있어 러시아 자체 생산 미사일보다 강력하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이번 공격 직후 발표된 초기 보고서에 따르면, 총 7발의 탄도미사일이 사용됐으며, 이들은 대체로 KN-23 또는 이스칸데르-M 계열로 추정된다.

간밤 러시아는 키이우를 비롯해 곳곳에 215발의 미사일과 폭발성 드론을 동원한 대규모 연합 공격을 벌였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12명이 사망하고 90명이 부상을 입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항공, 로켓 및 우주, 기계 제작, 장갑차 산업 관련 기업”을 비롯한 여러 곳을 공격대상으로 밝혔다.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를 비난했다. 그는 자신이 소유한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필요하지도 않고 타이밍도 매우 나쁘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멈춰! 매주 5000명의 군인이 죽어가고 있다.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100일 이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성과는 아직 흐지부지한 상태이다. 트럼프 대통령 미국은 러시아가 분쟁을 통해 얻은 영토 대부분의 점령을 인정하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평화협상을 체결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이 제안을 거부하고 있다.

약속했던 100일이라는 시간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4월 말이 지나더라도 평화협상 중재 노력을 지속할 의향을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그들 모두 강하게 평화를 원하고 협상테이블에 앉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나는 나만의 마감일이 있고 이를 좀 더 빠르게 하길 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