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건설업계 경기침체로 올해 주요 건설사들의 매출액 전망치가 쪼그라들었다. 5대 건설사의 올해 매출액 전망치는 전년대비 8조원 감소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등 5대 대형 건설사의 올해 매출액 전망치는 총 75조 1000억원으로 작년 매출액(83조 1000억원)보다 8조원, 9.6% 감소했다. 건설업계 착공 물량이 수년째 감소한 영향에 올해 매출액 목표치가 쪼그라들 것으로 분석된다.

2월 서울 시내의 한 건설 현장 모습(사진=연합뉴스)

건설사별로 많게는 2조 8000억원 가량 매출 전망치가 낮아졌다. 삼성물산은 건설 분야의 매출액이 올해 15조 9000억원으로 전망돼 작년(18조 7000억원)보다 2조 8000억원이나 매출 전망치가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매출 전망치가 30조 4000억원으로 작년(32조 7000억원) 대비 2조 3000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대우건설도 올해 매출액 전망치가 8조 4000억원으로 전년(10조 5000억원)대비 2조 1000억원 감소가 예상된다. DL이앤씨와 GS건설은 작년 매출액이 각각 8조 3000억원, 12조 9000억원이었는데 올해 전망치는 각각 7조 8000억원, 12조 6000억원으로 감소한다. 각각 5000억원, 3000억원 가량 감소하는 것이다.

올해 매출액 전망치가 쪼그라들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동안 누적됐던 건설 경기 불황 영향이다. 건설업은 신규 수주를 받은 후 2~3년에 걸쳐 공사를 진행하고 공사 진행률에 따라 수주액이 매출로 반영되는 구조인데 그동안 착공 물량이 감소한 데다 공사비 급등 등에 공사 진행률이 더딘 사업장이 늘어나고 있다.

대우건설은 주택 분양의 경우 작년 1만 9483가구를 분양했으나 올해는 1만 6422가구 분양에 그칠 전망이다. GS건설 역시 주택공급 물량이 올해 1만 6251가구로 작년(1만 6445가구) 대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2022년 2만 8001가구로 정점을 찍은 후 3년 연속 감소세가 예상된다.

매출액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건설사들은 신규 수주를 작년보다 더 늘려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5대 건설사의 신규 수주액은 작년 87조 8033억원이었으나 올해는 91조 6000억원으로 전망됐다. GS건설은 신규 수주액을 작년 19조 9100억원에서 올해 14조 3000억원으로 줄였지만 나머지 건설사들은 수주액 목표치를 높였다.

현대건설은 30조 5000억원에서 31조 1000억원으로, 삼성물산(건설부문)은 18조원에서 18조 8000억원으로, 대우건설은 9조 9000억원에서 14조 2000억원으로 확대했다. DL이앤씨도 9조 5000억원에서 13조 2000억원으로 증가시켰다.

매출액은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보는 건설사도 있다. DL이앤씨는 작년 영업이익이 2700억원 규모에 그쳤으나 올해는 5200억원으로 껑충 뛸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영업이익이 1조 1800억원으로 전망, 작년 빅배쓰를 통해 해외 대형 플랜트 손실을 대규모로 털어 1조 22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을 상당 부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물산은 “올해 평택 및 테일러 반도체 공장을 비롯한 주요 하이테크 프로젝트와 다카 공항, 카타르 LNG 탱크 터미널과 같은 해외 EPC프로젝트(턴키 방식의 대형프로젝트)가 완료되면서 상반기에는 매출이 감소하나 하반기부턴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작년 수준의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