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반도체는 다른데…현대차 '순이익 30% 성과급' 난색
- 노조 "3조원 규모 성과급 달라" 임협 난항
- '이익 연동형 성과급' 요구, 車업계로 확산
- 매출 사상 최대지만…수익은 거듭 '뒷걸음'
- 13일 부분파업 개시…손실 3000억 넘을듯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달 울산공장에서 올해 임금협상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노조는 역대 최대 매출을 이유로 ‘이익 연동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중장기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오는 13~15일 사흘간 하루 총 4시간 부분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4만 9600원 인상과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기본급 8만 9000원 인상과 성과급 350%+1000만원, 자사주 15주 지급 등을 담은 추가 제시안을 내놨지만 노조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현대차 노조는 2004년부터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해왔다. 특히 올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이익 연동형 성과급’ 논의가 확산하면서 요구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하청 노조의 교섭 압박과 정년 연장 논의 본격화도 노조가 협상 수위를 끌어올리는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는 실적 변동성이 큰 자동차 산업에서 순이익의 30%를 일률적으로 성과급에 연동하는 것은 산업 특성과 경영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요구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현대차의 당기순이익은 10조 3648억원이다. 노조 요구대로 이 중 3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면 지급 규모는 3조 1094억원에 달한다. 현대차가 지난해 주주들에게 지급한 총배당금 2조 6000억원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현대차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는 점도 부담이다. 연간 매출은 2024년 175조 2312억원에서 지난해 186조 2545억원으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순이익은 13조 2299억원에서 10조 3648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2023년 15조 1269억원을 기록했지만 2024년 14조 2396억원, 지난해 11조 4679억원으로 2년 연속 줄었다.사상 최대 매출 역시 판매 물량 증가보다는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와 하이브리드 SUV 등 고부가 차종 중심의 판매 확대에 힘입은 측면이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환율과 고부가 차종 수요는 글로벌 정세와 소비심리 변화에 따라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
아울러 현대차는 올해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 분야에 약 17조 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3조원 이상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에도 사흘간 부분파업을 벌여 약 3000억원의 생산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평일 연장근로와 토요일 특근 거부가 이미 이어지고 있어 손실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현대차 주요 협력사가 낙뢰에 따른 돌발 정전으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일부 차종이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 모듈·부품사 14개 지회까지 부분파업을 예고해 생산 피해는 더욱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최영일 현대자동차 대표이사는 최근 담화문을 통해 “과거 파업으로 얻은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생산 손실과 임금 피해였다”며 “파업한다고 회사가 더 제시하거나 임금 손실을 보상한 사례는 결코 없다”고 파업 중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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