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의회가 전기차 세액공제 조기 종료 등을 담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3일(현지시간) 최종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을 포괄해 묶은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만 남았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이 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크고 아름다운 법안’ 통과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AFP)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본회의를 열고 해당 법안을 찬성 218표, 반대 214표로 통과시켰다. 공화당 하원의원 212명 전원과 공화당 소속 토마스 매시(켄터키)·브라이언 피츠패트릭(펜실베이니아) 하원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해당 법안은 지난 1일 상원을 가까스로 통과했지만, 상원 의결 과정에서 몇몇 조항에 수정이 이뤄져 이날 하원에서 재의결 과정을 거쳤다. 의회 의결이 최종 마무리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법률로서 공식 확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 법안 서명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법안에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세액공제를 오는 9월 30일 조기 종료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IRA는 전기차 신차 구매·렌트 시 최대 7500달러, 중고 전기차 구매 시 최대 4000달러의 세액공제를 2032년 말까지 유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이를 7년 이상 앞당겨 폐지하기로 했다. 현대차(005380)와 한국 배터리 3사는 해당 세액공제 혜택을 위해 미국에서 생산시설을 확대해왔으나 전기차 세액공제가 사라진 것이다.

아울러 2032년까지 운영될 예정이었던 태양광 및 풍력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30% 세액 공제 혜택을 대폭 축소했다. 운영 시기가 2027 말까지로 앞당겨졌고, 그나마 혜택을 누리기 위해선 2026년 전에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 한화큐셀이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패널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일각에선 해당 법안이 많은 새로운 풍력 및 태양광 에너지 프로젝트 추진을 어렵게 만들 것이며 그로 인해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미국이 추가 전력 생산 용량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보조금에 의존하는 현장에서 일자리가 없어지고 전국적으로 소비자 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한편 해당 법안에는 반도체 제조기업이 2026년까지 착공하는 새 공장에 대해 기존 25%에서 35%로 확대된 투자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다. 상원 공화당 초안에 담긴 30%보다 세액공제율을 더 높인 것이다. 법안에는 세액공제 외에도 총 390억 달러 규모의 공장 건설 보조금과 최대 750억 달러의 대출 지원이 포함됐다.

이번 세액공제 확대는 2022년 제정된 ‘반도체법’에 포함된 투자 유인책을 한층 강화한 조치다. 해당 법은 2022년 말 이후 가동 시설과 2026년 말 이전 착공 시설을 대상으로 시설·장비 투자에 대해 25%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기반 확대를 위해 총 390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과 최대 750억 달러의 저리 대출을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이번 세액공제 확대 조치로 삼성전자(005930), 인텔, TSMC,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