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거래소 지분 규제·전수조사 속도전…금주 당정 담판(종합)
- 금융위·민주당,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여당 최종안 금주 협의
- 합의 불발시 금융위, ‘51%룰-거래소 지분규제’ 정부 입법 추진
- 이억원 “모든 거래소 내부통제 점검”, 내부통제 강화 입법까지
- 전문가 “강력한 내부통제 필요, 거래소 지분 사전규제는 우려”
여당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정부 단독 입법으로 대주주 지분 규제를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정부·여당은 이번 주에 거래소 규제안을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여당안에 담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어서 여당 최종안이 주목된다.
8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원회는 이번 주에 디지털자산기본법 여당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디지털자산기본법에 △은행 지분 50%+1주를 통한 은행 중심 컨소시엄 구성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에 대한 15~20% 지분 규제 등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빗썸 사고 이후 거래소 지분 규제 도입에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는 여당과 코인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 등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정부입법안을 따로 발의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또한 금융위는 △금융사에 준하는 내부 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가상자산거래소에 부과 △가상자산사업자가 외부 기관으로부터 주기적으로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점검받도록 추진 △전산사고 등으로 이용자 피해가 발생하면 가상자산사업자의 무과실 책임 규정 등을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간사인 안도걸 의원은 통화에서 “정부는 은행 51%룰·코인거래소 지분 규제에 별도의 정부입법을 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이지만, 가능한 한 정부여당 합의안을 만들어 의원 입법으로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합의안을 설 연휴 이전에는 마련해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디지털자산 거래소 전수조사에도 나선다. 당국은 이번 사태를 빗썸만의 문제로 보지 않고 코인거래소 전반의 구조적 리스크로 판단하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단위를 잘못 입력해 비트코인 62만개를 오지급하는 초유의 전산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지난 6일 오후 7시 진행된 랜덤박스 이벤트에서 이용자에게 2000원~5만원 상당의 보상을 지급해야 했지만, 일부 당첨자에게 비트코인 2000개가 잘못 입력됐다. 이로 인해 249명에게 총 62만개 비트코인이 지급됐다. 당시 시세 기준 60조원에 이르는 규모다. 빗썸은 대부분 물량을 회수했다고 밝혔지만, 8일 현재까지 비트코인 125개(약 123억원)는 아직 회수되지 못했다. 금융당국은 현장점검반을 급파해 사고 경위와 내부통제 미비 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사진은 8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삼성점의 모습.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8일 열린 금융정보분석원(FIU)·금융감독원과 긴급점검회의에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가상자산거래소의 내부통제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난 만큼, 빗썸뿐만 아니라 모든 거래소의 내부통제 전반을 점검하고 적절한 내부통제 체계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이 위원장은 △추가적인 이용자 피해 발생 여부 △금감원 현장점검 진행 상황 △가상자산시장 동향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가상자산거래소가 이용자에게 가상자산을 지급할 때 △장부와 보유 가상자산 간 검증체계 △다중 확인 절차 △인적 오류제어 등의 통제장치가 적절히 구축돼 있는지를 중점 점검할 필요가 제기됐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를 중심으로 모든 거래소의 내부통제 전반을 점검하고, 결과를 토대로 금감원이 현장 점검을 하기로 했다. 두나무(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스트리미(고팍스)가 참여하고 있는 자율규제기구다.

빗썸은 지난 6일 저녁 랜덤박스 리워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249명에게 총 62만원을 주려다 62만개(약 60조원 상당) 비트코인을 잘못 지급했다. 62만개 오지급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빗썸의 비트코인 보유량인 175개(고객 위탁 물량 4만2619개 제외 기준)를 3500배나 넘는 규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전문가 사이에서는 허술한 내부통제 구조를 개선하려면 고강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이정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금융법 전공)는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핵심은 빗썸이 가지고 있지도 않았던 62만개 비트코인을 주는 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라며 “보유 수량 이상의 비트코인이 거래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심각한 내부통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이 교수는 “거래소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인가 규제를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반영해야 한다”며 “인가 이후 시장에 진입한 이후에도 강력한 내·외부 규제가 계속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저한 진상규명의 촉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디지털자산 전문가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는 “장부를 조작해 보유하지 않은 유령 코인이 장부상 존재하거나, 과거에도 유사한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까지 함께 거래소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며 “엄중한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분 제한과 같은 사전 규제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민주당 디지털자산TF 자문위원인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에선 플랫폼으로 크게 성공하면 공공 인프라라는 명분으로 정부에 지분을 내줘야 한다’거나 ‘금융으로 유니콘이 되면 금융당국에 의해 경영권이 흔들린다’는 인식은 치명적”이라며 지분 사전 규제에 우려했다.
강 교수는 “삼성증권 사태나 과거 네이키드 공매도(주식 차입 없이 이뤄지는 공매도) 등 실시간으로 사고를 막는 건 쉽지 않다는 사례가 많았던 만큼 빗썸도 비례성의 원칙대로 잘못의 경중에 맞게 사후 제재를 받는 게 온당하다”며 과도한 처벌·규제를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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