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생존 비전향 장기수인 안학섭(95) 씨가 20일 오전 10시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며 판문점행을 시도한다.

통일부에 따르면 안씨 외에 양원진(96), 박수분(94), 양희철(91), 김영식(91), 이광근(80) 씨 등 6명으로부터 최근 북송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비전향 장기수는 사회주의·공산주의 계열 사상을 포기하지 않고 사상전향제도에 따라 대한민국 교도소에서 장기간 생활한 인원이다. 안씨는 1953년 4월 체포돼 국방경비법(이적죄)으로 유죄를 선고받아 42년간 복역한 후 1995년 출소했다.

과거 김대중 정부가 2000년 6·15 정상회담을 계기로 그해 9월 비전향 장기수 63명을 판문점을 통해 송환했지만 당시 안씨는 “미군이 나갈 때까지 투쟁하겠다”며 잔류했다.

비전향 장기수의 북한 송환은 2000년 1차 송환 이후 25년간 없었다.

하지만 안학섭선생송환추진단은 지난달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제네바협약에 따라 판문점을 통해 안씨를 송환하라고 촉구했다.

안씨 측은 이날 오전 10시 파주 임진각에서 출발해 판문점으로 가겠다며 정부에 대북 통보, 민통선 통과, 유엔군사령부(유엔사) 협의 등 이동과 송환 절차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안씨 등의 북한 송환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남북간 연락채널이 끊긴 상황에서 북한의 호응도 기대하기 어렵다.

통일부 당국자는 “비전향 장기수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면서도 “20일 송환 요청과 관련해서 시간이 촉박하고 관계기관과 협의 등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전향 장기수 안학섭 씨 (출처=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