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오징어게임의 그 음악, 잘 이해하려면"...트럼펫터 백향민[이데일리 더클래식]

입력시간 | 2024.11.16 오후 2:47:38
수정시간 | 2024.11.16 오후 2:47:38
  • 이데일리TV ‘당신을 위한 쉼표: 더 클래식’
  • 트럼펫터 백향민 인터뷰
[이데일리TV 이혜라 기자] 이데일리TV 방송프로그램 ‘당신을 위한 쉼표: 더 클래식’은 클래식 아티스트들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로 그들의 음악세계를 소개한다.

트럼펫터 백향민이 더 클래식에 출연했다. 백향민은 과천시립교향악단 트럼펫 수석 등 연주자로서의 활약을 넘어, 매주 ‘백향민의 수요 음감회’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학생들을 만나며 그의 음악관을 많은 사람들에 전하는 일도 성실히 하고 있다.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트럼펫을 향한 공부에 매진할 생각이다.”

백향민은 트럼펫 연주자로서의 수양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제주국제콩쿠르와 아트실비아 실내악 오디션 등에서 도전한 것도 그 일환이다. 그는 올해 독일에서의 공부도 시작했다. 왕복 27시간의 비행길도 그에겐 전혀 고단하지 않다. 스스로 늘 되새기는 일념 때문이다.

자세한 인터뷰 내용과 연주는 영상(유튜브 채널 ‘더 클래식: 당신을 위한 쉼표’)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트럿펫 소리가 가지는 특징을 인간 백향민과 비교해본다면?

△트럼펫 소리가 선명하고 뚜렷하다. 악기 소리가 내 성향에도 영향을 줬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트럼펫을 시작했는데 그전에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방향대로 나아가는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트럼펫을 하면서 뚜렷한 음색처럼 트럼펫 예술가로서의 길을 뚜렷하게 잘 가야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교향악단에서 트럼펫 수석을 맡고 있다. 많은 연주 중 기억 남는 곡이 있다면?

△말러 교향곡 5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학창시절 베를린 필, 뉴욕 필의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연주했던 말러 5번에 강한 느낌은 받았다. 어떤 악기도 등장하지 않을 때 트럼펫이 조용히 시작하는 교향곡이어서 트럼펫터들에게는 실수를 하면 안 되는 그래서 더 부담되는 곡으로 알려져있기도 하다. 트럼펫 연주자로서 이 곡을 연주 해보지 않고 은퇴하는 분들도 많다. 그래서 어릴 때의 나도 이 곡을 나중에 프로연주자가 돼서 연주할 수 있을까 상상도 했었다.

처음으로 연주하게 된 날이 기억난다. 다행히 연주를 무사히 마쳤다. 막연히 죽기 전에 한 번은 저렇게 연주해 볼 수 있을까하고 품었던 마음을 실제로 이뤄 그 연주가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운이 좋게 말러 교향곡 5번을 1년 동안 3번을 연주하게 됐다. 개인적으로도 큰 성장의 계기가 된 곡이라 생각한다.

-연주자로서뿐 아니라 교단에서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고 있는데.

△학생의 성향에 따라 달리 티칭한다. 학생들에 감정이입이 많이 필요할 때는 하고, 그들의 특징에 따라 불필요할 때도 있다. 다만 트럼펫이라는 악기는 오케스트라 중에서도 가장 드러나는 악기 중 하나다. 자기 표현을 잘하는 학생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자기 표현을 안 하는 친구들도 있다. 악기 특성상 이런 부분을 티칭에 연계해 언급하기도 한다.

항상 모든 곡의 스토리를 만들어보라는 이야기는 공통적으로 하고 있다. 작곡가가 어떤 마음으로 이 곡을 썼을지, 실제 그 작곡가가 이런 마음으로 쓴 건 아니더라도 감정이입해서 상상해보라고 한다. 예를 들면 하이든 트럼펫 협주곡 3번은 유명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삽입됐는데 마냥 힘차고 공격적으로 연주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하이든의 개인사를 따져보면 이 협주곡은 유명세를 떨치고 난 후 노후에 쓴 곡이다. 자식이나 손주를 생각하는 밝은 마음으로 곡을 썼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했다. 이런 배경을 이해하면 곡을 연주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매주 본인의 이름을 건 음감회도 진행 중이다. 행보가 다른 음악가들이랑 다르다는 생각도 든다.

△트럼펫은 대중적인 악기에 비해서는 오케스트라 악기에 가까운 면이 큰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트럼펫도 대중들이 더 친숙하게 느끼고 좋아하는 악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이런 마음으로 매주 음감회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트럼펫터로서도 여전히 이루고 싶은 게 많다. 작년 제주국제관악콩쿠르를 비롯해 아트실비아 실내악 오디션 등에도 도전했다. 이번 학기부터는 독일에서 유학도 시작했다.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면서도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트럼펫을 향한 공부에 매진할 생각이다.
이혜라 기자hr120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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