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비트코인 지갑 접근 권한을 노린 납치 사건이 뉴욕에서 벌어졌다.

(사진=AFP)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맨해튼 행사법원에 출석한 가상자산 투자자 존 월츠(37)가 폭행, 납치, 불법 감금 및 총기 소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8세 이탈리아 남성을 납치하고 임대료가 최소 월 3만 달러인 고급 타운하우스에 3주간 감금한 혐의로 전날 체포됐다.

피해자는 이달 초 미국을 방문했으며 지난 6일 납치를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월츠와 공범들은 피해자의 여권과 전자기기를 빼앗은 후 비트코인 지갑 비밀번호를 요구했다. 피해자가 답변을 거부하자 가해자들은 피해자를 구타하고 총을 머리에 겨누는 등 각종 고문을 가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월츠와 공범들은 피해자를 5층짜리 집의 꼭대기로 데려가 난간에 매달아 놓고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으면 밀어버리겠다고 했으며, 피해자의 손목을 묶어 구속하고 그의 가족을 없애겠다고 위협했다.

피해자는 자신의 노트북에 저장돼 있던 비밀번호를 알려주겠다고 월츠에게 말한 후 자넌 23일 탈출할 수 있었다. 가해자들이 등을 돌렸을 때 피해자는 타운하우스에서 뛰쳐나와 근처 교통 경찰관을 향해 달려가 도움을 청했다.

경찰은 집 안에서 피해자가 묶여 포행 당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발견했으며, 고문에 사용된 총기와 전기 충격기, 약물, 탄약 등 다른 여러 물품을 발견했다. 월츠는 수감됐으며, 피해자는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어떻게 서로 알고 지냈는지, 그들이 왜 뉴욕에서 만났는지 등 범행의 구체적인 사항들은 불분명하다고 NYT는 전했다.

최근 미국을 포함, 전 세계에서 가상자산 관련 인사들과 그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하는 납치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이달초 프랑스에선 가상자산으로 재산을 모은 아들을 둔 남성이 납치돼 몸값을 요구 당했으며, 결국 손가락이 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