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여성 살해한 대구 40대 “신고에 앙심품고 범행”(종합)

입력시간 | 2025.06.15 오후 6:45:47
수정시간 | 2025.06.15 오후 6:45:47
  • 지인에 전화 걸어 “춥고 배고프다”
  • 16일 영장실질심사 예정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대구에서 스토킹해오던 여성을 살해하고 달아난 용의자가 여성의 신고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나흘만에 체포된 대구 ‘스토킹 여성’ 살해 피의자. (사진=뉴스1)



15일 경찰에 따르면 A(48)씨는 지난 10일 오전 3시 30분께 대구 달서구 장기동 한 아파트 외벽 가스관을 타고 6층에 있는 여성 B씨의 집에 침입해 흉기로 살해했다. 조사결과 A씨는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B씨에게 집착을 보이다 지난 4월에는 특수협박 및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에게 앙심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직후 미리 준비해 둔 승용차를 타고 세종시로 도주했다. 이후 택시로 갈아탄 그는 조상 묘소가 있는 선산인 세종시 부강면의 한 야산으로 들어갔다가 심신이 지쳐 모든 것을 정리하기 위해 산 아래로 내려왔다고 한다.

A씨는 범행 후 도주 과정에서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춥고 배고프다”, “돈이 없다”고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지인과 세종시 조치원읍에 있는 한 창고에서 만나기로 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잠복해 있다가 지난 14일 오후 10시45분께 세종시 조치원읍 노상에서 발견해 체포했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이날 살인 혐의로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법원은 1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벌일 예정이다.

앞서 A씨는 한 달여 전에도 B씨를 찾아가 흉기로 협박한 혐의(스토킹 범죄 처벌법 위반 등)로 입건돼 최근까지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받았다.

당시 경찰은 피해 여성 안전 등을 고려해 A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기각했다.

B씨의 신변보호 요청으로 집 앞에 안면인식용 인공지능 CCTV를 설치하고 스마트워치를 착용하는 등 안전조치가 취해졌지만 A씨는 CCTV를 피해 가스 배관을 타고 피해자의 집으로 침입해 범행을 저질렀다.
나은경 기자ee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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