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결혼 3개월 만에 남편으로부터 살해당한 아내 사망 사건의 진실이 밝혀졌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새 신부 유혜영 씨 사망 사건의 진실을 추적했다.

방송에 따르면 지난 3월 13일 신혼 3개월 차였던 유씨가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유튜브 채널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유씨 시신에서 윗입술 멍과 목에 빨간 줄을 발견한 후 타살 가능성을 염두에 둔 채 수사를 시작했다. 유씨 사인은 경부압박질식으로, 무언가에 의해 목이 눌려 사망한 것이었다.

제작진 취재 결과, 이웃집에서 유씨가 사망하던 당일 독특한 패턴의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이웃은 “무거운 걸 질질 끄는 소리, 파닥거리는 소리, 그리고 무언가에 숨이 막히는 것 같은 여성의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유씨를 살해한 사람은 다름아닌 남편 서씨였다. 유씨는 필라테스 센터를 운영하던 서씨와 10개월간 연애 끝에 결혼했다.

그는 유씨의 장례식이 진행되던 중 살인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심지어 서씨는 장례식장에서 상주 역할을 하며 조문객을 맞이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경찰에 자신을 무시하는 유씨에 분노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더불어 서씨는 “유씨가 성관계 요구를 거절해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조사 결과, 유씨는 서씨와의 연애 6개월 차에 임신을 하게 됐다. 평소 아이를 갖고 싶었던 유씨는 기뻐하며 서씨와 결혼을 준비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유튜브 채널

그러던 중 서씨는 유씨와 베트남 여행을 가게 됐는데, 서씨는 여행 중 지속해서 관계를 요구했다. 아이가 걱정됐던 유씨는 이를 거절했지만 끈질긴 요구로 관계를 가졌고, 결국 아이를 유산하게 됐다.

유씨는 유산 후 한 달 동안 이어진 하혈로 병원을 찾았다가 자궁 외 임신 진단을 받았다. 수정란 두 개가 자궁 안과 자궁 외부에 동시 착상되는 현상인데 이는 3만 명 중의 1명 꼴로 일어나는 드문 케이스였다. 이로 인해 유씨는 결국 나팔관 절제 수술까지 하게 됐다.

그런데도 서씨는 유씨에게 성관계를 계속해서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씨의 친구는 “무조건 내가 원하면 너는 해야 한다는 식으로 얘기한 적 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 유씨는 사망 2개월 전인 지난 1월 서씨에게 이혼 의사를 밝혔으며, 주변 지인들에게도 “남편의 지나친 성관계 요구로 힘들다”, “결혼을 후회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지난 7월 서울남부지법에서 서씨의 공판이 열렸다. 이에 앞서 열린 두 차례 재판에서 서씨는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일 연기를 요청한 바 있다. 이에 검찰은 “기일을 고의로 미룬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