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이재명은 탈이념적”[신율의 이슈메이커]
- 비공개 오찬에서 만난 이재명, 낙천적 성격
- "자기 편이라도 무능하면 쓰면 안된다"라고 말해
- 국민의힘 내 "윤석열 깃발로 안돼" 분위기 짙어져
- 정권 2인자였던 한덕수의 출마? 국민 납듯 못할 것
- '법과 사실에 승복하자' 우리 사회 최소 출발선 돼야
■ 진행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출연 :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 녹화 : 2025년 4월 24일 오후 1시20 ~ 1시50분
■ 정리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예, 시청자 여러분 한 주 동안 잘 지내셨죠? 신율입니다. 요즘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아주 요동치고 있는데요. 그런 와중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광폭 행보가 굉장히 눈에 띕니다.
오늘은 이재명 전 대표와 최근 식사를 함께한 분, 대표적인 보수 논객이자 ‘영원한 기자’로 불리는 분이죠. 조갑제 대표와 함께 현 정국 상황, 그리고 식사 자리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대표님. 안녕하세요. 이재명 전 대표랑 식사, 맛있게 하셨습니까?
▲조갑제
기자가 갖는 특권이자 의무가 있어요. 사람을 가리지 않고 만나는 게 기자의 특권이고, 또 의무죠. 그런데 제가 이재명 전 대표를 만난 게 왜 그렇게 큰 뉴스가 되는지, 오히려 그게 뉴스거리인 것 같아요.
△신율
그래도 대표님이 대표적인 보수 논객이시고,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와 만났으니까 관심을 끌 수밖에 없지요.
▲조갑제
그런데 자꾸 정치적으로 해석을 하더라고요. 전 이재명 전 대표를 페이스 투 페이스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마침 식사 제안이 들어왔고, 비공개로 하자고 해서 세 시간가량 아주 솔직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근데 언론은 ‘우클릭 행보’라는 식으로 해석하더라고요.
저로서는 굉장히 좋은 기회였어요.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취재원 중 한 사람이 이재명 전 대표 아닙니까?
△신율
그렇죠. 본인이 좀처럼 언론 출연도 잘 안 하니까요.
▲조갑제
그렇죠. 그래서 더 의미 있었어요.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꼭 물어보고 싶은 게 몇 가지 있었거든요. 그 중 하나가 최근 여야 대선 주자들이 경쟁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 문제였어요. 그 부분에 대해 어떤 생각인지 꼭 듣고 싶었죠.
그런 면에서 저도 소득이 있었습니다.
△신율
이재명 전 대표는 그 부분에 대해 뭐라고 하던가요?
▲조갑제
일단 현재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으로 들어가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나중에는 청와대를 리모델링해서 다시 들어갈 계획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다음에는 개헌을 통해 세종시로 수도 이전을 추진하고 싶다? 이런 의사였는데요. 다만, 초기부터 이걸 강하게 추진하면 국민 갈등이 생길 수 있고, 초반 동력이 빠질 수 있다며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수도 이전에는 반대입니다.
국가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결단이 ‘수도 이전’인데, 이걸 표를 얻기 위한 수단처럼 다루면 안 되거든요.
역사적으로 봐도 고구려가 국내성에서 평양으로 수도를 옮긴 뒤 얼마 못 가 망했고, 백제도 한성에서 공주로, 다시 부여로 옮기다가 결국 멸망했어요. 수도 이전은 항상 내분을 부릅니다.
2002년에 노무현 후보가 충청권 표를 노리고 ‘신행정수도’를 공약했는데, 실상은 청와대까지 옮기는 수도 이전이었죠. 그건 애초부터 속임수였습니다.
이명박 당시 시장과 헌법학자들이 헌재에 위헌 심판을 제청했고, 헌재는 ‘수도 이전은 헌법 개정 사항’이라는 역사적 판결을 내렸습니다.
△신율
맞습니다.
▲조갑제
그 이후에도 노무현 대통령은 행정부 절반을 세종시로 옮겼고, 이명박 대통령은 그것보다 ‘교육과학 중심 도시’로 방향을 틀었죠. 그런데 박근혜 측이 반발하면서 당내 갈등도 일어났습니다.
결국 이 모든 출발점이 ‘충청권 표심’이에요. 이번에도 똑같은 흐름이라고 봅니다.
△신율
음…
▲조갑제
KTX로 세종~서울, 1시간밖에 안 걸리잖아요. 그 거리 가지고 무슨 수도 이전이냐는 거죠.
국민들한테는 표를 의식한 ‘속임수’라고 생각돼요.
그런데 다행히 이재명 전 대표는 그 부분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더군요.
△신율
대표님 말씀대로 이재명 전 대표를 처음 직접 만나보신 건데, 그 전과 후에 이미지나 인상에 어떤 변화가 있으셨어요?
▲조갑제
크게 바뀐 건 없지만, 의외로 굉장히 쾌활하더군요.
△신율
아, 그러세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광주 전일빌딩245에서 김길자 문재학열사 어머니, 김송희 5.18유가족, 박선우 대학생, 강유정 윤파면촉구성명 문화인 등과 함께 참여해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뉴스1)
▲조갑제명랑한 사람입니다. 제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그랬어요.이름에 ‘밝을 명(明)’ 자가 들어가서 그런가 보다 했더니, 본인도 그렇다고 하더군요. 자기는 낙천적인 성격이라서, 그렇게 많은 일을 겪고도 견딜 수 있었다고요.
그게 인상 깊었습니다. ‘성격이 운명이다’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신율
예, 그게... ‘성격이 운명이다’라는 말, 참 오랜만에 들었는데요. 갑자기 확 와닿는 말이네요. 공감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이재명 전 대표와 얘기를 쭉 나누시면서 기자로서 보시기에 ‘이 정도면 실제로 대통령이 된다 해도 큰 문제는 없겠다’ 이런 판단을 하신 건가요?
▲조갑제
저는 대통령 되기 전과 된 후에 사람이 변하는 걸 많이 봐서요. 함부로 그런 이야기를 못 하겠더라고요.
예컨대 김영삼 전 대통령. 대통령 되기 전에는 민주화의 상징 같은 분이었잖아요.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아주 멋진 정치인이었고, 기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죠.
왜냐하면 기자들 말을 귀담아 듣고,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바로 정책이나 성명에 반영해주는 사람이었거든요.
그래서 기자들 사이에서 ‘우리를 알아주는 정치인’으로 통했어요. 그런 면에서 김영삼 대통령을 만드는 데 언론이 큰 힘을 실어준 것도 사실입니다.
△신율
그랬죠.
▲조갑제
근데 그분이 대통령 되고 나서 사람이 확 바뀌는 걸 보면서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지금은 없어진 중앙청, 예전 조선총독부 건물입니다. 광화문 뒤쪽에 있었잖아요?
△신율
예예.

1995년 3월 1일 구 조선총독부 앞 광장에서 열린 ‘구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 선포식’. 철거 선포식 무대 뒤편 위에 구 조선총독부 건물 첨탑이 보인다. 사진=국가기록원.
▲조갑제그 건물을 철거하면서 청와대 본관도 함께 없애버렸죠. 이승만 대통령부터 박정희 대통령까지 써왔던 공간인데요.
그걸 친일 상징이라고 몰아서 없애버린 겁니다. 지나고 나서 보니 어땠습니까?
중앙청은 물론 조선총독부 시절 건물이긴 했지만, 1945년 이후 한국 현대사의 중심이었습니다. 건국도 거기서 선언됐고, 6.25 당시 서울 수복의 상징이 된 것도 바로 그 건물이었죠.
그런데 그걸 과거로 되돌린다며 ‘친일 청산’ 명분 아래 철거해버린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이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명분으로 12.12, 5.18 같은 사건들을 소급 입법으로 다시 재판에 회부했잖아요. 그렇게 사람이 바뀌더라고요. 그게 바로 한국 보수가 분열하게 된 계기였다고 봅니다. 김영삼 정부 때부터 시작된 거죠.
그렇게 보수가 분열됐고, 결국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될 수 있었던 겁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선 전과 후가 너무나 달랐어요. 그래서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한 가지 장점은 있습니다. 이분은 ‘최저선’에서 출발한다는 겁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정을 망쳤다는 평가가 많잖아요?
그에 비하면 웬만큼만 해도 ‘윤석열보다는 낫다’는 말이 나올 수 있으니까요. 일종의 프리미엄을 갖고 출발하는 셈이죠.
실제로 만나보니 이재명 전 대표가 가장 강조한 건 이거였어요.자신은 종북도, 좌파도, 친북도 아니라는 거. 오히려 총선 전후 공천 과정에서 종북 성향이나 친북 성향의 인사들이 당에서 많이 배제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분이 탈이념적 접근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저도 대통령이 되면 보수든 진보든 따질 필요 없고, 국민 전체를 상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링컨도 그런 말을 했죠. “대통령은 헌법의 눈으로만 세상을 봐야 한다.”모든 판단은 헌법에 기반해야 하고, 헌법엔 좌파 우파 구분이 없습니다.
국민과 개인, 국가만 있을 뿐이죠.
△신율
그러니까 실력주의자라는 말씀이신 거죠?
▲조갑제
맞습니다. 자기 편이라도 무능하면 쓰면 안 된다는 거예요.그런 사람은 고마워할 줄도 모르고, 일도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건 맞는 말이에요. 사실 일을 잘 못하는 사람일수록 “내가 이 정도 됐으니까” 하는 자의식이 더 있거든요.
반대로 일을 잘하는 사람은 오히려 객관적으로 자신을 판단하죠. 맞는 말이에요. 자, 국민의힘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지금 4강 구도에서 나경원 의원이 빠지고 안철수 의원이 들어갈 거라고 예상하셨어요, 대표님?
▲조갑제
저는 그렇게 되기를 바랐지만, 단정은 못 했어요.그런데 딱 잘라서 단정한 분이 있더라고요. 김종인 전 위원장.
△신율
아, 예예
▲조갑제
어느 방송에 나와서 그렇게 이야기하더라고요. 나경원 의원의 스탠스, 체제 전쟁 구도로 몰아가는 건 너무 낡았다는 거죠. 그러면서 안철수 의원의 4강 진출을 단정적으로 예측하더라고요. 게다가 대통령 후보는 한동훈 전 장관이 될 거라는 말도 했고요.
△신율
김종인 전 위원장이요? 근데 안철수 의원이 4강에 진출한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조갑제
지금 민심이 크게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지금은 친윤 대 반윤 구도잖아요. 일종의 신탁-반탁 같은 대결 구도인데, 윤석열 대통령과 그 세력이 그동안 여러 실수를 많이 했죠.
그게 서서히 민심에 영향을 주면서 ‘윤석열의 깃발을 들고는 본선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인식이 보수층, 무당층, 그리고 특히 국민의힘 당원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분위기예요. 이건 중요한 변화라고 봅니다.
△신율
그 중심에 한동훈 후보가 있다?
▲조갑제
정확히는 아니지만, 지금 흐름 자체가 한동훈 노선이 맞았다는 쪽으로 가는 것 같아요. 작년 12월 3~4일쯤, 한동훈 후보가 계엄 진압을 주도하고,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 목소리까지 나왔던 시기 있었죠. 그 후 당내 반발로 물러났지만, 지금 민심이 그 시점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런 흐름이 한 주 내에 ‘바람’으로 형성된다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한동훈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봐요. 그렇게 되면 이번 선거의 성격도 확 달라질 수 있죠.
△신율
만약 그렇게 된다면, 민주당이 강조하는 ‘내란 세력 대 민주주의 수호 세력’ 구도도 좀 어그러지는 거 아닌가요?
▲조갑제
그 프레임이 안 먹히는 거죠. 한동훈 후보라면 윤석열도 비판하고 이재명도 비판할 수 있잖아요. 정치적 행동 반경이 넓어지고 자유로워지는 거죠. 그게 곧 주도권을 잡는 겁니다. 정치든 전쟁이든 주도권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방어적으로만 나오면 게임이 안 됩니다. 만약 친윤계에서 후보가 나오면 토론 내내 방어하기 바쁠 거예요. 그런 점에서 오히려 한동훈 후보가 나오면 빅텐트 형성도 훨씬 쉬워질 수 있죠.
△신율
잠깐만요. 그럼 빅텐트 형성이 쉬워진다는 게, 만약 한덕수 권한대행이 출마한다고 가정하더라도, 한동훈 후보가 되면 둘이 단일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조갑제
그렇죠. 한동훈이 대통령 후보가 된다면 그 자체로 주도권을 잡은 거니까 한덕수 총리는 출마를 주저하게 되지 않을까요?
△신율
즉, 바람이 세니까 출마를 망설일 것이다?
▲조갑제
그렇습니다. 한동훈 후보 등장은 굉장히 극적인 사건이에요. 게다가 그 바람은 결국 ‘반윤’ 바람이잖아요. ‘윤석열의 강을 건너야 한다,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는 메시지와 맞닿아 있어요.
한덕수 전 총리는 계엄 사태에 일정 부분 공동 책임이 있다는 인식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힘이 약해질 수밖에 없어요.
△신율
그렇죠. 비록 한덕수 권한대행이 “그 국무회의는 엉터리였다”고 말은 했지만 어쨌든 내란 정권의 2인자라는 이미지는 피할 수 없다는 얘기네요.
▲조갑제
맞습니다. 공동 책임자라고 봐야죠.
△신율
그런데 대표님, 이게 좀 웃긴 게요. 이번 주 말쯤에는 거취 정리를 해야 된다는 얘기가 많거든요.
왜냐하면 5월 4일이 연휴에 포함되잖아요. 그러니까 이번 주 안에 결정을 안 하면 타이밍 놓치게 됩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뚜렷한 입장이 없으니 참...
▲조갑제
그렇게 빨리 결정을 할 수 있을까요?
△신율
그보다 더 늦어질 수도 있겠네요.
▲조갑제
그 법적 한도까지 기다리는 거 아닌가요? 그러면 5월...
△신율
4일까지 하면 됩니다. 3일까지만 정리하면 되죠, 국민의힘은.
▲조갑제
지금처럼 가장 크리티컬한 시점에 대통령 권한대행이, 통상 교섭이 막 시작되는 무렵에 결과도 안 보고 일종의 ‘탈출’을 해서 출마한다? 국민들이 그걸 높게 평가할 수 있겠느냐는 거예요.
그 상황 자체가 그렇고, 또 그에 따른 공격을 한덕수 대행 같은 얌전한 관료 출신이 과연 막아낼 수 있을까. 가족들이 그걸 견딜 수 있을까. 네거티브도 많이 나오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출마할 가능성과 안 할 가능성이 반반이라고 봅니다.
△신율
그런데 손학규 전 대표는요, “반기문 전 총장이나 고건 전 총리보다 훨씬 맷집 있다, 나오면 내가 도와주겠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대표님은 맷집이 별로라고 보시는 거군요?
▲조갑제
저는 별로라고 봅니다.
△신율
비슷한 거다, 반기문 전 총장이나 이런 분들과?
▲조갑제
그분들한테 비교하면 그분들한테 실례죠.
△신율
아, 예예 알겠습니다.
▲조갑제
이분은 작년에 의료대란의 공동 책임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아무 과학적 근거도 없이, 자기는 있다고 주장했지만, 의사들과 논의도 없이 2천 명 증원안을 내세웠을 때,
그게 무리라는 걸 알고 막았어야 할 사람이 바로 한덕수 총리였어요.
그런데 오히려 거기에 플러스를 해서 불을 질렀습니다. 의료대란을 일으킨 사람이죠. 저는 그때 방송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이분은 ‘식민지 관료형’이라고 봤어요.
공직을 오래 거친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무리한 일을 방조하느냐.
그거 하나만으로도 지도자로서 인정하기 어렵다고 봅니다.그런데도 무슨 이유에선지 이런 야망이 생긴 것 같고, 그 야망을 불어넣은 사람은 친윤 세력이죠.
△신율
왜 친윤 쪽에서 그런 판단을 했을까요?
▲조갑제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이길 만한 후보가 안 보이니까 대안을 찾다가 한덕수 카드를 떠올린 거죠.
△신율
찬탄 세력은 별로 상종하고 싶지 않고... 그렇다는 말씀이시군요.
▲조갑제
여론조사를 보면 한덕수 후보 지지율이 좀 오르긴 했지만, 지금까지 나왔던 여론조사에서 승산 있는 수치라고 보긴 어렵죠. 반기문, 고건 같은 분들은 여론조사 하면 꽤 많이 나왔잖아요.
△신율
맞아요. 그분들보다 훨씬 더 많이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어쨌든 한덕수 권한대행의 출마를 100% 확신할 수는 없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겠네요?
▲조갑제
그렇죠.
△신율
그리고 또 하나 연결된 얘기가, 일부에서 주장하는 시나리오인데요. 한덕수 권한대행이 출마하면서 ‘3년만 하겠다, 과도기 대통령이 되겠다’는 명분을 들고 나옵니다.
그러면서 반명(反明) 세력? 예컨대 이낙연 전 총리 같은 인물들과 ‘난 3년만 할 테니 같이 가자’는 식으로 이른바 반명 빅텐트를 만들려는 게 핵심 전략인데요.
이 개헌과 연결된 구상, 성공 가능성 어떻게 보세요?
▲조갑제
3년 임기 카드요? 그건 이미 한동훈 전 장관이 선점했죠.
△신율
맞아요.
▲조갑제
3년 임기 한다고 하면,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신율
한동훈이지, 한덕수가 아니죠.
▲조갑제
한동훈, 그건 아주 좋은 카드라고 봅니다. 선거에 들어가면 그 카드는 한덕수가 쓰기엔 어려워질 거예요. 저는 이번 대선에서 개헌 카드는 별로 효과 없을 것 같아요.
개헌이라고 하면 보통 사람들이 4년 중임제, 혹은 4년 연임제를 떠올리거든요.
그런데 5년 대통령제보다 4년 중임제가 왜 더 좋은지에 대해 명쾌한 설명이 안 돼요. 오히려 나쁘게 보면, “5년도 지겨운데 8년을 할 수도 있겠네?” 이런 반응 나올 수 있죠.
처음부터 재선 염두에 두고 임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재선운동 시작 아닙니까?
△신율
그렇죠, 한 번 더 하려고 바로 들어가는 거죠.
▲조갑제
그다음은 당선만 되면 표에 연연할 필요 없으니까, 자기 멋대로 할 수도 있다는 거고요. 그래서 4년 중임제를 주장하는 사람들한테 제가 물어보면,
사실은 “국민들이 내각제를 싫어하니까 그런 거다”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속내는 내각제 원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그래요. 저도 내각제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개헌을 표 얻기 위한 카드로 쓰는 건 저는 큰 도움이 안 된다고 봅니다.

△신율
그리고 또 하나 여쭤볼 게, 지금 대법원 전원합의체 움직임이 굉장히 빠르잖아요. 원래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열린다고 했는데, 최근엔 며칠 전에도 하고 오늘도 열리고 있고요.
이유가 뭐라고 보세요?
▲조갑제
이번에 헌법재판소가 탄핵 결정을 통해서 위상을 많이 높였잖아요. 쟁점을 정리해서 결론을 명확히 내렸고, 국민들의 동의를 얻으면서 전국을 안정시켰죠.
그걸 보면서 대법원이 일종의 라이벌 의식을 가진 게 아닌가 싶어요.
△신율
대법관들 중에는 헌법재판관들을 자신들과 동등하게 보지 않는 분들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조갑제
요즘 헌법기관 신뢰도 조사 보면, 헌법재판소가 가장 높습니다. 그리고 대법원 입장에서는, 재판을 질질 끌다가 유죄 확정 받을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어버렸다는 비난은 피하고 싶겠죠.
그래서 이번엔 5월 10일 이전에는 결론 내리겠다고 판단했을 거예요.
그런데 여기에 대해 한쪽은 희망 회로 돌리고, 다른 쪽은 “정치 개입”이라며 비판하는데, 저는 그렇게 안 봐요. 결국 세 가지 선택지가 있는 거죠.
△신율
첫째는 상고 기각이죠.
▲조갑제
맞습니다. 상고 기각이면 무죄 확정입니다. 두 번째는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 그러면 고등법원으로 내려가서 재판하고, 다시 대법원으로 올라오게 되죠.
그럼 이미 선거는 끝났습니다.
△신율
흘러가는 거죠.
▲조갑제
세 번째는 ‘유죄가 확실하다, 파기환송 안 하고 대법원이 바로 판결하겠다’는 파기자판입니다.
△신율
일본은 그런 경우가 50%쯤 된다고 하더라고요.
▲조갑제
우리나라는 그 비율이 0.74%밖에 안 됩니다. 게다가 이런 대선급 사안에서 그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요. 그러니까 현실적으로는 무죄 확정이거나 파기환송, 둘 중 하나예요.
△신율
결국 어떤 경우든 이재명 전 대표의 출마를 막을 수는 없다는 얘기네요.
▲조갑제
어떤 경우에도 이재명의 출마는 막을 수 없습니다. 결국 두 가지 가능성 중 하나인데, 저는 상고 기각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 사건, 1심에서는 집행유예 1년이 나왔죠.
그때 많은 사람들이 무죄가 나올 거라고 예상했어요. 그런데 2심에서는 유죄가 나올 거라던 예상을 깨고 무죄가 됐습니다.
그 얘긴 뭐냐. 이 사안 자체가 ‘대통령 후보로서 출마를 막을 만큼 중대한 범죄냐?’라고 봤을 때, 재판부나 국민 모두 그렇게까지는 아니라고 느꼈다는 거죠.
이건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발언, 즉 허위사실 유포죄에 대한 재판입니다. 그런데 이 죄목, 사실상 선거에서 발생하는 실수나 과장에 대해 형사처벌을 한다는 건데요.
이 조항 자체가 없는 나라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선거란 건 어차피 대중 앞에서 말하다 보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그걸 가지고 당선 무효형, 출마 불가형까지 가는 건 과하다는 시각이 있는 거죠.
실제로 정치권에선 여야 가릴 것 없이 “이 조항은 좀 폐지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 법리를 새로 정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상고 기각이 나온다고 해도, 왜 그런 판결이 나왔는지 설명이 붙을 겁니다. 예컨대 예전에 이재명 전 지사가 토론 과정에서 정신병원 입원 논란 관련 발언으로 재판에 넘겨졌을 때, 결국 무죄 취지 파기환송이 나왔습니다.
△신율
그 정신병원 강제입원 관련 이야기죠?
▲조갑제
네. 그때 대법원은 “그건 적극적 거짓말이 아니다”라고 했어요. 즉, 거짓말에도 경중이 있다는 거예요.심하지 않다면, 무죄로 보겠다는 취지였죠.
이번 재판에서도 훨씬 구체적인 기준이나 새로운 법리 정리가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전원합의체라는 건 그런 역할을 하거든요.
△신율
음, 알겠습니다. 그럼 마지막 질문 하나만 드릴게요. 이번 대선 구도, 그리고 시대정신이라고 할 만한 중심 흐름은 뭐라고 보십니까?
▲조갑제
저는 ‘검투사 정치’를 청산하느냐 마느냐가 걸려 있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한국 정치의 구도는 이념 대결이었어요. 좌우, 보수-진보, 사회주의-시장경제, 김일성 체제냐 대한민국 체제냐… 이런 식이었죠.
그런데 이제는 이 프레임이 현실 정치를 설명하기엔 너무 낡았어요.
특히 이번 계엄 사태를 겪으면서 ‘이제는 이 틀로 보기 어렵다’는 걸 모두가 느낀 거예요.
그래서 저는 ‘헌법 수호 세력 vs 헌법 부정 세력’, 그리고 ‘사실 기반 세력 vs 거짓 기반 세력’, 이렇게 새로운 기준으로 나눠야 한다고 봅니다. 즉, 기존 검투사 정치에서 새로운 기준으로 넘어가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는 거죠.
구체적으로는, 부정선거 음모론자나 계엄 옹호 세력이 이번 대선에서 약화되거나 퇴장해야 미래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 검투사라니까 갑자기 영화 <글래디에이터>가 떠오르네요. 어쨌든 대한민국이 앞으로는 조금 더 잘 됐으면 좋겠어요.
그를 위해선 대표님처럼 목소리를 내주시는 분의 역할도 중요하겠죠.
▲조갑제
제 생각은 단순합니다. ‘법과 사실에 승복하자’, 이겁니다. 우리 사회가 공동체로서 건강하게 굴러가려면 최소한 거기서부터 출발해야죠. 그 외엔 자유입니다.
△신율
맞습니다. 그렇게 계속 노력해야죠.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조갑제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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