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반 결혼' 4년…이혼할 때 재산도 정확히 반반인가요?[양친소]

입력시간 | 2026.08.01 오전 6:30:03
수정시간 | 2026.08.01 오전 6:30:03
  • 양소영변호사의 친절한 상담소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유은이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삽화 = ChatGPT 가공)

(삽화 = ChatGPT 가공)

남편은 연애할 때부터 돈에 예민한 사람이었습니다. 결혼을 준비할 때도 비용이 드는 모든 것을 똑같이 부담하자고 했고요. 신혼집 매수비용도 양가 부모님들로부터 똑같이 받자고 제안했습니다. 간혹 지나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성적인 사람이고 요즘 추세가 그렇다보니 자연스러운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혼 후 남편의 반반 요구는 더욱 심해졌습니다. 외식을 해도 본인 카드로 긁는 일은 절대 없었죠. 저희는 생활비 통장에 매달 200만 원씩 입금을 했고 그 돈으로 생활비와 공과금을 지출했는데. 단 하루라도 입금이 늦어지면 남편은 꼭 독촉했습니다.

그러다 제가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월급이 밀리고 회사가 문을 닫을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남편은 그때부터 당장 일을 알아보라고 저를 닦달하기 시작했습니다. 절대 외벌이를 할 수 없다고, 저보고 꼭 돈을 벌어야 한다고 화까지 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소리가 “내가 왜 남까지 먹여살려야 하냐”고 하는데 모든 정이 떨어졌습니다.

그 일 이후 남편의 모든 행동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어요. 지독히 개인적이고 배려심이라곤 눈꼽 만큼도 없고요. 한 평생 이런 사람을 믿고 함께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혼 이야기를 꺼냈더니 하자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신혼집은 똑같이 부담했으니 반씩 나누고 각자 금융재산은 절대 나눌 수 없다고 합니다. 결혼 4년 차, 이혼 시 재산분할은 어떻게 될까요?

-경제적인 문제로 스트레스를 주는 남편의 행동, 이혼 사유가 될까요?

단순히 남편이 절약을 강조하거나 맞벌이와 생활비 반반 부담을 요구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법적인 이혼 사유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부부마다 경제생활의 방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부에게는 서로 부양하고 협조할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공동 부담’은 반드시 소득과 관계없이 모든 비용을 정확히 절반씩 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법원 역시 부부는 상대방이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부양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쪽 배우자가 실직하거나 소득이 줄었다면, 부부가 달라진 경제 상황에 맞춰 생활비 분담 방식을 다시 조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남편이 아내의 불가피한 실직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계속 동일한 금액을 요구하거나, 생활비 제공을 거부하고, “내가 왜 남까지 먹여 살려야 하느냐”는 식으로 반복해서 모욕하고 압박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러한 행동이 장기간 반복되고, 경제적 통제와 부양의무 거부로 인해 부부 사이의 신뢰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무너졌다면 민법 제840조 제6호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결혼 4년 차의 재산분할은 어떤 기준으로 나누게 될까요?

재산분할은 혼인기간 자체보다 부부가 혼인 중 함께 형성하거나 유지한 재산이 무엇인지, 각자가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먼저 분할 대상 재산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결혼 후 모은 예금과 적금, 주식, 퇴직금, 부동산 등은 누구 명의로 되어 있든 부부의 공동 노력으로 형성했다면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남편이 “각자 명의의 금융재산은 절대 나눌 수 없다”고 주장하더라도 법적으로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도 부부의 협력으로 취득하거나 유지·증식한 재산은 명의와 관계없이 분할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반면 결혼 전부터 각자 보유한 재산이나 부모에게 개별적으로 증여·상속받은 재산은 원칙적으로 특유재산이어서 분할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다만 상대 배우자가 그 재산의 유지나 가치 상승에 기여했다면 일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사연자의 재산분할은 어떻게 될까요?

사연자의 신혼집은 양가에서 받은 돈과 부부가 직접 부담한 금액을 따져봐야 합니다. 양가 부모가 동일한 금액을 각각 자신의 자녀에게 증여했고, 부부도 매수대금과 대출금을 똑같이 부담했다면 신혼집의 순재산가치는 절반씩 나눌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서 순재산가치란 현재 집값에서 남아 있는 주택담보대출 등을 뺀 금액입니다.

두 사람이 신혼집과 생활비를 실제로 똑같이 부담해 왔다면, 혼인 중 형성된 공동재산은 대체로 50대 50에 가까운 비율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구체적인 자료가 뒷받침될 때의 이야기이고, ‘결혼 4년 차이니 무조건 반반’이라는 뜻은 아니며, 소득 비율 및 가사노동에 대한 기여도 등을 고려하여 기여도를 산정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내가 회사 폐업 위기로 최근 실직했다는 사정만으로 기존 기여도가 사라지거나 재산분할에서 불리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재산분할은 현재 월급이 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혼인기간 전체의 경제적·비경제적 기여를 종합해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남편은 금융재산은 절대 나눌 수 없다고 했는데, 정말 그런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예금이나 적금, 주식, 펀드, 보험 해약환급금 같은 금융재산도 혼인 중 부부의 협력으로 형성하거나 유지한 재산이라면 명의와 관계없이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사연자는 혼인 전부터 있던 금융재산과 결혼 후 4년 동안 새롭게 모은 금융재산을 구분해야 합니다. 결혼 후 받은 급여에서 생활비를 제외하고 저축하거나 투자한 돈이라면, 각자 계좌에 들어 있어도 재산분할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편이 “각자 돈은 각자 가지기로 했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생활비를 반반 내고 나머지 소득을 각자 관리했다는 사실만으로 이혼할 때 재산분할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혼인 전에 적법하게 체결한 부부재산계약이나 이혼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작성한 재산분할 합의가 없다면 남편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금융재산을 제외할 수 없습니다.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6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6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양담소’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김한영 기자kor_e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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