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봉쇄 검토…최악 땐 유가 130달러 간다

입력시간 | 2025.06.15 오후 5:29:55
수정시간 | 2025.06.16 오전 5:41:53
  •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확산
  • 유가 급등하며 인플레·경기 침체 대두
  • 선주들 안전조치도 봉쇄효과와 비슷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의 사흘째 이어진 무력충돌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란이 보복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을 겨냥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수송로 중 하나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테헤란 북서부 샤흐란의 유류저장소에서 15일(현지시간) 불길이 치솟고 있다. 전날 이스라엘과 이란은 상호 공격을 주고받았다. 이스라엘이 이례적인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으며, 이란 측은 해당 공격이 자국 핵시설을 타격했고 고위 지휘관들이 “순교”했으며 수십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사진=afp)

이란 국영방송인 ‘프레스TV’, 이란 통신사 IRINN 등은 14일(현지시간) 에스마일 코사리 이란 국회의원의 말을 인용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인도양과 페르시아만을 잇는 유일한 해상통로로 매일 2000만배럴의 석유 및 석유제품, 액화천연가스(LNG) 등 전세계 석유의 20%가 이동하는 곳이다. 만약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동 국가로부터 석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이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강하다. 이는 국제규범 위반일 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등 중동 산유국 고객들의 경제이익을 정면으로 위협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현재 중동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비난하고 있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할 경우 반대로 이란에 대한 압박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지 않더라도 해운 전문가들은 선주들이 취하는 안전 조치들이 결과적으로 해협을 ‘사실상 느리게 하거나 봉쇄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야롭 라르센 발틱·국제해운협의회(BIMCO)는 더 많은 선주들이 홍해와 페르시아만을 피하려고 한다는 내용을 보고 받고 있다고 밝혔다.

석유 공급이 크게 축소될 것이란 전망에 지난 13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7월물 선물과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8월물은 모두 7%대 상승했다. 이스라엘 공습 직후에는 14%까지 상승하는 국면도 있었다. 이번 급등은 2022년 3월 이후 하루 기준 최대 상승률로,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과 글로벌 원유 벤치마크 모두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나나사가 찍은 오만만과 마크만 지역, 호르무즈해협, 오만북부 해안이 담긴 위성사진. 빨간 동그라미 친 부분이 북서쪽 페르시아만과 남동쪽 아라비아반도의 오만만 사이의 좁은 해협인 ‘호르무즈 해협’이다. 가장 좁은 곳의 폭은 54km에 불과하다. (사진=나사)

물론 에너지 위기에 대한 우려는 현재로선 추측에 불과하다. 과거에도 지정학적 긴장이 있었지만 유가 상승은 대체로 일시적이었다. 그러나 시장 전략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될 경우 세계 에너지 공급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지속적이고 가파른 유가 상승을 유발해, 전 세계 소비자와 기업에 부담을 주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나타샤 카네바 JP모건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우리가 편안하게 느끼는 유가 범위는 배럴당 60~65달러다. 에너지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를 되돌릴 수 있다”고 밝혔다. JP모건은 지난 1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된다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치솟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5%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유가 상승은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서 지난 11, 12일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모두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해 인플레이션 우려를 덜었다. 이번 물가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한 해방의 날(4월 2일)이 물가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는 지표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다만 아직 기업들이 재고 축적과 자체 비용 부담을 통해 관세 영향을 소화하고 있는 데다가 그동안 안정세였던 유가가 급등하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수입업체들의 재고는 이르면 7월 소진될 수 있으며, 미국인들이 여행, 캠핑 등으로 자동차로 이동을 많이 하는 ‘드라이빙 시즌’이 9월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벤 버냉키, 재닛 예런, 제롬 파월에 이르기까지 3명의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에게 자문을 해온 존 파우스트 존스홉킨스대학교 연구원은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갈등으로 인해 유가가 크게 상승하고 불확실성과 신뢰도가 더욱 흔들리는 상황은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침체는 종종 소비자와 기업을 충격에 빠뜨리는 어떤 사건과 함께 시작된다”며 “지금 중동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바로 그런 사건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다슬 기자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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