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번 보니 가짜뉴스로 도배"…편향된 알고리즘의 포로들
- [AI가 키운 분열의 정치]
- 알고리즘 추천 영상 선택 63.6%…만족도도 높아
- 비판적 사고 기회 축소되면서 정치적 인식 극단화
- 선정적·자극적 가짜뉴스 속 정서적 양극화도 심화

(사진=챗gpt)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 메신저 채널 등 알고리즘 기반 정보 유통 구조가 정치적 ‘필터버블(filter bubble·인터넷 정보제공자가 이용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 필터링 된 정보만 이용자에게 도달하는 현상)’을 강화하면서 이용자들은 자신의 성향에 부합하는 정보만 반복적으로 소비하고 그 결과 진영 논리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0명 중 7명 “내 취향에 잘 맞다”
7일 방송통신위원회·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지능정보사회 이용자 패널조사’에 따르면 유튜브 이용자 가운데 첫 화면에서 추천된 영상을 선택하는 비중은 63.6%, 영상 시청 시 추천된 영상을 선택하는 비중이 61.0%로 파악됐다. 직접 검색어를 입력하는 방식(78.3%)이 가장 높았으나 알고리즘 기반의 추천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비중 역시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용자들의 체감 만족도도 높다. 유튜브 알고리즘 추천 서비스에 대해 ‘내 취향에 잘 맞춰져 있다’(71.3%), ‘나에게 유용하다’(64.8%),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용할 것이다’(63.1%) 등의 응답이 이어지며 전반적으로 긍정적 인식이 우세했다.
알고리즘은 이용자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개인에게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한다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의 가치관이나 정치적 성향과 일치하는 정보가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에코 챔버(echo chamber) 현상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대표적으로 최근 쿠팡 사태를 두고도 진영별로 상반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진보 진영은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남용과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반면, 보수 진영은 정치권의 이른바 ‘기업 때리기’로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 실제로 진보·개혁 성향 채널에서는 ‘구조’, ‘반복’, ‘책임’ 등 시스템적 문제를 강조하며 노동과 안전 이슈를 중심으로 다루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반면 보수·친기업 성향 채널의 경우 ‘때리기’, ‘정치적 이용’ 등의 표현을 앞세워 사안을 정치적 의도나 과도한 규제 부담의 문제로 해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에코챔버’현상…정치적 양극화 심화
문제는 이 같은 알고리즘 추천 영상이 보수·진보 정치 성향 이용자의 정치 태도를 더욱 극단화하며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반대 의견이나 상반된 관점에 대한 접근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비판적 사고를 할 기회가 축소되면서 정치적 인식의 고착화와 극단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의 ‘한국 정치의 양극화와 팬덤 정치의 한국적 특수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팬덤 여부’와 ‘온라인 매체 의존’ 간의 상호작용 효과가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튜브 등 알고리즘 기반 플랫폼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정서적 양극화를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유튜브의 특성상 자극적이고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노출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 및 진보성향 전체 유튜브 채널에서 비정책 이슈가 차지하는 비율은 98.2%로 압도적이었다. 정책 이슈는 1.8%에 그쳤다. 유튜브 콘텐츠 구조 자체가 정책 논의보다는 상대 정치 성향에 대한 적대적 표현에 집중되면서 선정적이고 감정적인 흐름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추천 알고리즘을 둘러싼 국제 사회의 규제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EU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를 규제하는 법률을 통해, 중국은 법적 효력을 갖는 행정규정을 통해 알고리즘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직접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올해 초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을 제정했지만 추천 알고리즘에 대한 명시적 규정은 담지 않았다. 알고리즘을 법적으로 규제할 경우 사업자의 영업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최진응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되는 정치 정보가 정책적 이슈가 아닌 주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비정책적 이슈가 주를 이루면서 정서적 차원의 양극화 문제를 심화시키고 되고 있다”면서 “알고리즘 추천서비스의 운영은 단순히 시장 차원에서만 판단할 수 없으며 공적 영역에 미치는 역기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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