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뇌 조작하는 알고리즘…디지털 중독은 국경 없는 위험"

입력시간 | 2025.08.08 오전 5:00:00
수정시간 | 2025.08.08 오전 5:00:00
  • ■특별기획 '글로벌 젠지(GenZ) 리포트' ⑥미국
  • 정신과 전문의·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술탄 교수 인터뷰
  • "주 40시간 쓰면 절반이 우울…25세 이하 조율 못해"
  • "'좋아요'로 정신질환 자가진단…정체성 고착화 우려"
  • "공중보건적 대응 필요…데이터 독점 기업에 공조해야"
[뉴욕(미국)=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는 사용자를 지속적으로 추적해 떠나지 못하도록 설계된 아주 강력한 장치다. 특히 보상 회로를 강하게 자극하는 구조라 아직 발달 중인 뇌는 더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지난 6월 27일 뉴욕 맨하탄의 통합정신의학 클리닉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라이언 술탄 컬럼비아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Z세대를 디지털미디어 중독의 주요 위험군으로 지목했다. 인간의 뇌가 20대 중반까지 계속 발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책이나 TV도 처음에는 우려의 대상이었지만 디지털미디어는 알고리즘이 의도적으로 사용시간을 극대화하도록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전통적 미디어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25세 이하 젊은이들에게 스마트폰과 건강한 관계를 스스로 조율할 역량은 아직 없다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라이언 술탄 컬럼비아대 정신의학과 교수가 지난달 27일 뉴욕 맨하탄에 위치한 ‘통합정신의학 클리닉’(Integrative Psychiatry)의 한 상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인 술탄 박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는 단순한 콘텐츠 소비 플랫폼이 아니라 사용자의 뇌를 분석해 반응을 유도하는 신경학적 설계 환경에 가깝다. 무한 스크롤과 맞춤형 추천 피드, 자동재생 기능 등은 모두 사용자의 주의를 끌고 보상회로를 자극하기 위해 짜인 구조다. 특히 좋아요나 조회수, 댓글 등 즉각적임 피드백 시스템은 도파민 보상 경로를 쉽게 활성화시키는데, 자기 통제 능력이 미성숙한 뇌를 대상으로는 더 강력하게 작동한다.

문제는 이런 디지털 사용 패턴이 자연스럽게 정신건강 악화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술탄 교수가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주도하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인 ABCD(Adolescent Brain Cognitive Development·청소년기 뇌 인지 발달) 데이터셋을 통해 스크린타임과 우울감의 상관관계를 추적한 결과, 주당 40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우울감을 호소할 확률이 절반(5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주의력 저하나 수면장애, 감정조절 장애 등은 임상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문제들이다.

Z세대가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진 관점에 기반해 스스로 정신건강을 자가진단하고 있는 현상은 최근 술탄 교수를 비롯한 정신의학자들이 특히 우려하고 있는 트렌드다. 예컨대 누구나 산만하고 충동적인 면이 있을 수 있는데, 그때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에 대한 콘텐츠를 한 번 클릭하면 소셜미디어가 또 다른 연관 콘텐츠를 계속 추천해주고 여기에 흥미를 갖고 따라가다 보면 결국 정보에 몰입돼 스스로 결론을 내리는 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술탄 교수는 “알고리즘에 따라 반복적으로 추천된 콘텐츠를 통해 자신이 인식하는 세상에 대한 과장이 일어나고, 성장기 청년들이 이런 치우친 관점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고착화하는 위험한 일들이 흔히 벌어지고 있다”며 “우리가 정신질환 진단을 내리는 이유는 고통받고 있는 환자를 더 나은 삶의 방식으로 이끌 방안을 찾기 위해서인데 스스로 진단해 수용해버리게 되면 자기 발달에 대한 시도 자체를 단절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크린타임과 우울감의 상관 관계 관련 미국 NIH의 ABCD 데이터셋 분석 결과. (자료=술탄 교수 제공)

디지털미디어 중독 문제는 개인의 단순한 생활 습관이 아닌 개입이 필요한 공중보건 이슈라는 게 술탄 교수의 결론이다. 청년에게 스마트폰 이용의 모든 자유를 주는 것은 오히려 해로운 일이며, 일정한 제한을 두고 자율성에 대해 단계적으로 학습시킬 필요가 있다고 봤다. 디지털 디톡스 루틴 차원에서는 ‘일몰 후 사용 제한 시간’(Sundown Time)을 제안했다. 저녁 이후에는 기기 사용을 멈추도록 시간대를 설정하는 것으로,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 가장 익숙하게 느끼는 패턴을 활용해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고 자극의 순환을 끊게 돕는다는 취지다.

민간 플랫폼 기업들이 독점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각국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데이터 공개를 의무화하도록 입법하고 이에 대한 연구를 지원해야만 정책적 대안이 나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술탄 박사는 “국가와 언어, 문화와 관계 없이 디지털미디어의 중독 구조는 놀랄 만큼 유사하다”며 “사회적 상호작용은 정신건강의 핵심 기반인데, 스마트폰은 개인주의를 강화하고 상호 연결성과 공동체성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글로벌 이용자들을 끌고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지은 기자jean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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