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변론 종결을 앞두고 서울 도심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집회 열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집회 참가자들은 12·3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다음 달 1일 도심에서 또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자유통일당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사랑제일교회는 23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주최 측 추산 5000여명이 참여하는 전국 주일 연합예배를 진행했다. 오전 10시부터 붉은색 모자나 목도리로 얼굴과 목을 가린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6번 출구에서 2호선 시청역 3번 출구까지 이어지는 400m 구간 전체 차로를 채웠다.

집회 참가자들은 윤 대통령의 복귀를 거듭 주장했다. 이날 목사라고 소개된 조나단씨는 연단에 올라 “3·1절에 서로가 연결돼 나오게 해주시고, 각자 흩어지지 않고 광화문 광장으로 달려 나와 윤석열 대통령을 다시 복귀시킬 수 있도록 하나님이 기쁨으로 거둬 나오게 하실 줄 안다”고 말했다.

이 발언 직후 이날 집회를 주최한 사랑제일교회의 전광훈 목사도 마이크를 잡고 “오늘 이 자리에 온 분들도 군대가 돼야 한다”며 “3월 1일 광장에 나와 끝장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전 목사가 말을 마칠 때마다 눈을 감고 합장하던 집회 참가자들은 두 손을 머리 위로 들고 “아멘”이라고 외쳤다.

탄핵 반대집회는 주말 내내 도심 곳곳에서 열렸다. 같은 날 오후 1시 30분에는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서 시민단체인 앵그리블루가 주최하는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전날 종로구 세종대로와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도 자유통일당과 세이브코리아가 각각 주최한 탄핵 반대 집회가 진행됐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탄핵 찬성을 촉구하는 세력도 주말에 서울로 결집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지난 22일 오후 5시부터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4번 출구 인근에서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경찰 비공식 추산 1만 1000명(주최 추산 10만명)의 참가자들은 ‘윤석열 즉각 파면’과 ‘내란 종식’이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대통령 탄핵을 헌재에 요구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도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진행한 뒤 비상행동의 집회에 합류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는 내달 중순쯤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지난 20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을 마무리하면서 오는 25일에 양측 대리인의 종합 변론과 당사자의 최종진술을 듣겠다고 밝혔다.

최종 변론 이후 헌재는 재판관 평의를 거쳐 탄핵 여부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결정문을 작성한다. 법조계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와 유사하게 변론 종결 후 약 2주 뒤에 최종 선고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