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용인시 한 주택에서 부모와 처자식 등 5명을 살해한 50대 남성이 범행 2주 전부터 가족 살해를 계획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혐의 50대 남성. (사진=연합뉴스)

1일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이모 씨의 존속살해 및 살인, 향정 등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이씨는 가족에게 수면제를 먹이기 위해 알약 분쇄기를 구입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씨는 주택건설업체 대표로 광주광역시 일대 민간아파트 신축 및 분양 사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관할 구청에 신고하지 않고 홍보관에서 사전 입주자를 모집하는 등 무리한 사업 진행으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결국 이씨는 지난 3월 24일 홍보관 압수수색을 당했다. 이러한 소식에 일부 계약자들이 이씨에게 민사소송 및 형사 고소를 진행하자, 그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계획했다.

그런데 이씨는 자신의 죽음으로 가족들에게 채무가 전가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가족들을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이씨는 지난 1월~3월 자신이 처방받은 수면제를 가루로 만들기 위해 3월 31일 알약 분쇄기를 구입하고, 4월 9일 수면제를 갈아 약봉지에 나눠 담았다. 범행 직전인 4월 13일~14일에는 발효 유제품을 구매했다.

그리고 이씨는 4월 14일 용인시 자택에서 자신의 80대 부모에게 수면제를 넣은 유제품을 먹이고, 50대 아내와 10~20대 두 딸에게도 유제품을 먹였다. 이후 깊게 잠든 가족들을 밤 9시 30분부터 이튿날 0시 10분까지 2시간 40분에 걸쳐 살해했다.

이씨는 범행 직후 “모두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겼으나, 광주시 소재 오피스텔로 달아났다. 그리고 다른 가족에 사건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했고, 다른 가족의 신고로 숨진 일가족이 발견됐다.

이씨의 첫 재판은 이달 10일 오전 11시 20분 수원지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