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 베이징서 이틀간 6차례 회동…이란·반도체·관세 담판
- 트럼프, 中의 이란산 원유 구매·대러 이중용도 수출 문제 제기 예정
- 양국, 무역위원회·투자위원회 추진…농업·에너지 추가 협정 논의
- 백악관 “대만 정책 변화 없어”…희토류·반도체 통제도 핵심 의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AFP)
백악관은 10일(현지시간) 사전 전화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2박3일 방중 일정을 공개했다. 양국 정상은 이틀간 최소 6차례 이상 대면하며 정상회담과 국빈만찬, 업무오찬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저녁 베이징에 도착한 뒤 14일 오전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고 시 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후 양 정상은 베이징의 대표 문화유산인 톈탄(天壇·Temple of Heaven) 공원을 함께 둘러본 뒤 국빈만찬에 참석한다. 15일에는 차담(티타임)과 업무 오찬을 함께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떠난다.
백악관은 이번 회담이 단순한 외교 이벤트를 넘어 미·중 관계 재설정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강조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미·중 관계는 미국인의 안전과 안보, 번영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를 재조정하고 상호주의와 공정성을 우선시해 미국의 경제적 독립을 회복하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방문은 상징적 의미가 크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상징성만을 위해 해외를 방문하지 않는다”며 “미국 국민은 미국을 위한 더 나은 협정이 나오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美, 중국의 이란·러 지원 문제 정조준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민감한 의제 가운데 하나는 중국의 이란 및 러시아 지원 문제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중국의 이란산 원유 구매와 무기 수출 가능성, 러시아에 대한 이중용도(dual-use) 제품 수출 문제 등을 직접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은 중국이 이란 경제를 사실상 떠받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 가운데 하나이며, 미국은 중국의 원유 구매가 이란 정권의 전쟁 수행 능력을 유지시키는 핵심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이 문제를 여러 차례 제기해왔다”며 “이번 회담에서도 상당한 압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공조가 강화되고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지속되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전쟁 장기화가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내 인플레이션 재점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중국이 이란을 지원하는 구조를 차단하는 데 외교적 압박을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측은 중국의 핵 프로그램 관련 문제도 함께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반도체·희토류 협상도 핵심
양국은 경제·통상 문제에서도 치열한 협상을 벌일 전망이다. 백악관은 이번 회담 의제로 미·중 무역위원회(board of trade) 및 투자위원회(board of investment) 설립 방안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를 통해 비민감 품목 교역을 보다 제도적으로 관리하려는 구상이다.
농업·항공우주·에너지 분야 추가 협정도 논의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의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 약속을 방중 기간 또는 직후 발표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고위 당국자는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과 항공우주, 에너지 제품 구매 확대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관련 발표가 정상회담 기간 또는 직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은 대규모 신규 중국 투자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관세와 반도체·희토류 통제를 둘러싼 갈등 속에서 1년간의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상태다.
미국은 반도체 수출 통제를 유지하고 있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 카드로 맞서고 있다. 미 당국자는 “현재 합의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필요하다면 적절한 시점에 연장 여부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정책 변화 없다”…AI 소통채널도 논의
대만 문제 역시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다만 미국은 기존 대만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양국 정상 간 대만 관련 대화는 지속되고 있지만 미국 정책 변화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양국은 인공지능(AI) 관련 협력 및 소통 채널 구축 문제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은 중국의 AI 기술 발전과 군사 활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였던 2017년 11월 이후 약 8년 6개월 만의 방중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면 회담은 지난해 10월 말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내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의 워싱턴 답방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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