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해 출생아 수가 9년 만에 ‘깜짝 반등’에 성공했지만, 새로 태어나는 아이보다 사망하는 인구가 많아 인구의 자연감소는 5년째 계속되고 있다. 5년간 45만명 넘는 인구가 줄어들어 ‘인구 절벽’은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경제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인구 정책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사진=연합뉴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연 감소한 인구는 12만명이다. 출생아 수는 23만 8000명으로 전년 대비 8000명 증가했으나, 사망자 수가 35만 8000명에 달해 자연적으로 줄어든 인구만 12만명에 달하는 것이다.

인구 자연감소 현상은 2020년 처음 시작된 이래 5년째 이어지고 있다. 2020년 3만 3000명이 줄면서 시작된 자연감소는 코로나19를 계기로 2021년 5만 7000명으로 그 폭을 키웠다. 이후 2022년(-12만 4000명), 2023년(-12만 2000명)에 이어 지난해까지 3년째 12만명대를 이어가게 됐다.

5년간 줄어든 한국 인구는 총 45만 6000명이다. 지난해 12월 주민등록 기준 우리나라 인구는 5121만 7000명이었는데, 전체 인구의 약 0.9%가 5년에 걸쳐 사라진 셈이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 8000명으로, 전년 대비 8000명 증가했지만 자연 감소 추세를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최근 5년(2020~2024년)간 출생아 수는 125만명 태어났는데, 5년 단위로 비교할 경우 역대 최소다.

1990~1994년만 해도 연간 출생아 수는 352만 7000명이었지만, 2000~2004년 266만 9000명으로 200만명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2005~2009년 229만 8000명으로 감소한 후 2010~2014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던 것이 2015~2019년 183만 2000명까지 떨어져 100만명대에 진입했다. 이후 2020~2024년에는 125만명까지 줄어들게 됐다.

출생의 선행 지표인 결혼 역시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지만, 최근 5년간으로 시계열을 넓히면 역대 최소 수준이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2만 2000건으로 2019년(23만 9000건) 이후 가장 많았다. 2020~2024년 5년간의 결혼 건수는 101만 4000건으로, 직전 5개년(2015~2019년)에 비해 33만 2000건 줄어들었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혼인이 순차적으로 이뤄진 효과를 고려하면 일시적인 반등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여기에 고령 인구 비중까지 높아지면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들며 경제에 가하는 부담이 커진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중위 추계 기준 인구는 2022년 5167만명에서 2030년 5131만명, 2072년 3622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072년까지 전체의 절반 수준인 47.7%까지 높아진다고 예상됐다.

이에 국가채무 등을 고려하면, 최소한 중위 수준의 인구 규모를 유지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04년 출산율 반등이 일시에 그치고 ‘비관적인 시나리오’인 저위 추계 수준까지 인구가 줄어들 경우 국가채무 비율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며 “인구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