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습 경고 몇시간 만에 철회…"이란과 합의 근접"(종합)

입력시간 | 2026.06.12 오전 3:13:40
수정시간 | 2026.06.12 오전 6:06:10
  • "이란 최고지도부 승인" 주장하며 예정된 공격·폭격 전격 취소
  • 美·이스라엘·사우디 등 참여 거론…합의 서명식 곧 발표 예고
  • 호르무즈 해상봉쇄는 유지…유가 4% 급락·이란은 침묵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공격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고 밝혔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오늘 밤 매우 강력한 공격”을 예고하며 군사적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던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협상 진전을 이유로 공습 계획을 철회하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중대한 분수령을 맞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논의가 이란 최고위 지도부에 전달돼 승인됐다”며 “미국 대통령으로서 오늘 저녁 예정됐던 이란에 대한 공격과 폭격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논의 내용과 최종 쟁점은 개념적 수준은 물론 세부 사항에 이르기까지 승인됐다”며 “미국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튀르키예, 파키스탄, 바레인, 쿠웨이트, 요르단, 이집트 등을 포함한 관련 당사자들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번 거래(transaction)가 최종 마무리될 때까지 해상 봉쇄는 전면 유지될 것”이라며 “합의 서명식의 시간과 장소는 곧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재 미국이 시행 중인 호르무즈 해협 해상 봉쇄 조치를 협상 타결 전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협상 진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이란에 대한 압박 수단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 오전까지만 해도 강경한 군사 대응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극적인 입장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루스소셜에서 “오늘 밤 매우 강력한 공격(VERY HARD TONIGHT)”을 예고하며 이란을 압박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우리는 오늘 그들을 매우 강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Kharg Island)을 미국이 확보하겠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내놓았다.

그러나 수시간 뒤 공습 취소를 발표하면서 다시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제시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행동을 경고하면서도 동시에 협상 타결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상반된 메시지를 반복해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뒷받침할 공식 확인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부 승인”을 언급했지만 이란 정부와 최고지도자 측은 현재까지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 참여국으로 미국과 이스라엘, 걸프 국가 등을 열거하면서도 정작 이란은 명단에 포함하지 않아 실제 합의 수준을 둘러싼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그동안 핵 프로그램 처리 방식과 우라늄 농축 문제, 동결 자산 해제, 전후 안전보장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 양측이 일부 접점을 찾았다는 관측은 있었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공식 합의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발표가 실제 평화 협정 체결로 이어질 경우 최근 수주간 이어진 중동 전쟁 국면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 된다. 미국은 이란 핵시설과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을 확대해 왔고, 이란 역시 보복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긴장이 고조돼 왔다.

금융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때 4% 가까이 하락하며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동반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중동 전쟁 확산 가능성이 낮아질 경우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아직 신중론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에도 군사행동 경고와 협상 낙관론을 반복해왔고, 이란 측의 공식 확인도 없는 만큼 실제 긴장 완화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상윤 기자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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